성분표를 뒤집어 맨 뒤를 보면 보통 이렇게 끝납니다. …, 향료.
그런데 어떤 제품은 거기서 끝나지 않아요. 향료, 리모넨, 리날룰, 시트로넬올. 갑자기 낯선 이름 몇 개가 더 붙어 있습니다.
이걸 보고 대부분 두 가지 중 하나로 생각하게 돼요. 이 제품에 뭔가 더 들어갔구나. 아니면, 이 회사가 뭔가 안 좋은 걸 넣어놓고 실토했구나.
둘 다 아닙니다. 그 이름들은 회사가 자발적으로 붙인 것도, 걸려서 적은 것도 아니에요. 법이 적으라고 해서 적은 것이고,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제도입니다. 🔍
이 글은 그 25개 이름이 무엇이고, 왜 그것들만 이름이 나오며, 그 이름이 보이는 게 무슨 뜻인지를 화장품법 시행규칙과 식약처 고시·지침 원문으로 확인한 기록이에요.
‘향료’는 원래 한 덩어리로 표시할 수 있는 성분이에요. 다만 그 안에 식약처장이 고시한 알레르기 유발성분 25종이 씻어내는 제품 0.01% 초과 / 씻어내지 않는 제품 0.001% 초과로 들어 있으면, 향료로만 표시할 수 없고 그 성분의 이름을 따로 적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이름이 보인다는 건 나쁜 제품이라는 신호가 아니라, 표시 의무를 지킨 제품이라는 신호예요. 이 제도의 목적은 모두에게 경고하는 게 아니라 전에 반응한 적이 있는 사람이 자기 성분을 피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식약처는 이 25종에 별표를 달아 ‘알레르기 유발성분’이라고 따로 표시하는 방식을 부적절하다고 봤어요 — 그 성분들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요.
☐ “향료” → 한 덩어리로 표시 가능. 그 안의 성분 수는 라벨에 안 나옴
☐ 이름이 더 붙어 있다 → 25종 중 기준 농도를 넘은 것. 표시 의무 이행의 표시
☐ 기준 농도 → 씻어내는 제품 0.01% 초과 / 씻어내지 않는 제품 0.001% 초과
☐ 25종에 없으면 안전? → 아님. 표시 목록이지 알레르기 유발 성분 전부가 아님
☐ “향료(리모넨, 리날룰)” → 불가한 표기. 별표 달아 따로 표시하는 것도 불가
☐ 천연·에센셜오일 → 착향 목적이면 똑같이 표시 대상
☐ 소용량(10~50mL) → 면적 부족 시 생략 가능(홈페이지 등에서 확인 가능해야)
☐ 내가 할 일 → 전에 반응한 제품의 성분표에서 이 중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해두기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법령과 지침 원문으로 하나씩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먼저 알아야 할 것 — ‘향료’는 원래 한 덩어리로 적어도 되는 성분이다
전성분 표시제는 화장품에 들어간 성분을 모두 적게 하는 제도예요. 그런데 향료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향은 대개 수십 가지 물질을 배합해 만들고, 그 배합비가 제조사의 핵심 기술이기도 해서 “향료”라는 한 단어로 묶어 적을 수 있게 돼 있어요.
문제는 그 한 단어 뒤에 무엇이 몇 개나 들어 있는지 소비자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에 규칙이 바뀌었어요.
「화장품법 시행규칙」 [별표 4] 화장품 포장의 표시기준 및 표시방법(제19조제6항 관련) — 3. 화장품 제조에 사용된 성분 中 ‘마’목 (개정 2018. 12. 31. / 시행 2020. 1. 1.)
“착향제는 ‘향료’로 표시할 수 있다. 다만, 착향제의 구성 성분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한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있는 경우에는 향료로 표시할 수 없고, 해당 성분의 명칭을 기재·표시해야 한다.”
부칙(총리령 제1516호)에 경과조치가 있어요 — 시행 당시 종전 규정에 따라 기재·표시된 포장은 시행일부터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즉 순서가 이렇습니다. 원칙은 “향료” 한 단어. 예외적으로 고시된 성분이 일정량 넘으면 이름을 꺼낸다. 라벨에 이름이 늘어난 건 성분이 늘어서가 아니라, 꺼내 보이게 하는 규칙이 생겨서예요.
2. 그 25개는 ‘나쁜 성분 목록’이 아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오해가 많은 자리라 먼저 짚고 가야겠어요.
이 표시를 처음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읽게 됩니다. 정부가 위험한 성분 25개를 지정해서 경고하게 만들었구나. 그런데 제도의 설계를 보면 그런 뜻이 아니에요.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 향료 중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지침」 v2 (2019. 12. 30.) — 표시 취지
“향료에 포함된 알레르기 성분을 표시토록 하는 것의 취지는 전성분에 표시된 성분 외에도 추가적으로 향료 성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임”
같은 지침은 향료 중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를 “전성분 표시제의 표시대상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규정하고, 따라서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에 기재될 사항은 아니라고 못 박았어요.
주의사항이 아니라 전성분 표시의 확장이라는 규정이 이 제도의 성격을 정확히 말해줍니다. 주의사항은 모든 사용자에게 하는 말이고, 전성분은 필요한 사람이 찾아보는 정보예요. 이 25종은 후자로 분류됐습니다.
그러니까 이 표시가 하는 일은 이렇습니다. 전에 어떤 향 제품에 반응했던 사람이 그때 성분표를 보고 ‘리날룰이 있었네’를 알아낼 수 있게 하는 것. 그다음부터 그 사람은 리날룰만 피하면 됩니다. 반응한 적이 없는 사람에게 이 목록은 피해야 할 명단이 아니에요.
이 구분이 왜 중요하냐면, 목록이 공개되는 순간 “이거 든 거 사지 마세요”로 번역되는 일이 아주 흔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리모넨은 감귤 껍질에, 리날룰은 라벤더에 원래 들어 있는 물질입니다. 이 목록은 드문 반응을 가진 사람을 위한 지도이지 위험 등급표가 아닙니다.
3. 0.01%와 0.001% — 그리고 그 숫자를 세는 법
표시 대상이 되는 농도는 제품 종류에 따라 열 배 차이가 납니다.
「화장품 사용 시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 [별표 2] 착향제의 구성 성분 중 알레르기 유발성분(제3조 관련) (개정 2019. 12. 16. / 시행 2020. 1. 1.)
“다만, 사용 후 씻어내는 제품에는 0.01% 초과,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는 0.001% 초과 함유하는 경우에 한한다.”
식약처 지침은 이 비율의 계산 방법과 제품 구분도 함께 정리해뒀어요.
· 계산 — 해당 성분이 제품의 내용량에서 차지하는 함량의 비율
· 예시(지침 원문) —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바디로션(250 g)에 리모넨이 0.05 g 포함 시, 0.05 ÷ 250 × 100 = 0.02% → 0.001%를 초과하므로 표시 대상
· “씻어내는 제품” — 피부·모발 등에 적용 후 씻어내는 과정이 필요한 제품(예: 샴푸, 린스)
농도 기준이 갈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피부에 남아 있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샴푸는 몇 분 뒤 씻겨 나가고 바디로션은 하루 종일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남는 쪽에 열 배 엄격한 기준이 걸려 있어요.
한 가지 덧붙이면, 이 기준은 성분별로 각각 판단합니다. 여러 개가 들어 있어도 합산하는 게 아니라 각 성분이 자기 기준을 넘는지를 따로 보는 방식이에요.
4. 그 25개의 이름
목록 전체입니다. 별표 2에는 CAS 등록번호가 함께 실려 있어서 같이 옮겼어요. 낯선 이름이 많지만, 익숙한 것도 섞여 있습니다.
1. 아밀신남알 (CAS 122-40-7)
2. 벤질알코올 (100-51-6)
3. 신나밀알코올 (104-54-1)
4. 시트랄 (5392-40-5)
5. 유제놀 (97-53-0)
6. 하이드록시시트로넬알 (107-75-5)
7. 아이소유제놀 (97-54-1)
8. 아밀신나밀알코올 (101-85-9)
9. 벤질살리실레이트 (118-58-1)
10. 신남알 (104-55-2)
11. 쿠마린 (91-64-5)
12. 제라니올 (106-24-1)
13. 아니스알코올 (105-13-5)
14. 벤질신나메이트 (103-41-3)
15. 파네솔 (4602-84-0)
16.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 (80-54-6)
17. 리날룰 (78-70-6)
18. 벤질벤조에이트 (120-51-4)
19. 시트로넬올 (106-22-9)
20. 헥실신남알 (101-86-0)
21. 리모넨 (5989-27-5)
22. 메틸2-옥티노에이트 (111-12-6)
23. 알파-아이소메틸아이오논 (127-51-5)
24. 참나무이끼추출물 (90028-68-5)
25. 나무이끼추출물 (90028-67-4)
굵게 표시한 넷은 성분표에서 실제로 자주 보이는 이름이에요. 24·25번은 성분이 아니라 추출물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5. 표기 방식에 ‘금지된 형태’가 있다
여기가 제가 이 제도를 조사하면서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이에요. 무엇을 적느냐만 정한 게 아니라, 어떻게 적으면 안 되는지까지 정해뒀습니다.
식약처 지침은 “A, B, C, D, 향료”로 표시하던 제품에 리모넨과 리날룰이 포함된 경우를 놓고 다섯 가지 표기안을 검토했어요.
가능
· 1안 — A, B, C, D, 향료, 리모넨, 리날룰
· 2안 — A, B, C, D, 리모넨, 향료, 리날룰
· 3안 — A, B, 리모넨, C, D, 향료, 리날룰 (함량순으로 기재)
불가 — “소비자 오해·오인 우려”
· 4안 — A, B, C, D, 향료(리모넨, 리날룰)
· 5안 — A, B, C, D, 향료, 리모넨*, 리날룰* (알레르기유발성분)
표시 순서나 방법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전성분 표시 방법을 적용하길 권장한다고 밝히고 있어요.
4안이 안 되는 건 이해하기 쉬워요. 괄호로 묶으면 그 성분들이 향료와 별개로 추가된 것인지, 향료 안에 있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그런데 5안이 안 되는 이유가 훨씬 중요합니다. 지침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이래요 — “해당 25종에 대해 알레르기 유발성분임을 별도로 표시하면 해당 성분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어 부적절함”.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 25종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게 아니에요. 향료에는 이 목록 밖의 성분이 훨씬 많이 들어가고, 그중 무엇에 반응할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목록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 전부’가 아니라 ‘표시하도록 정해둔 것’이에요.
그래서 “25종 무첨가”라는 문구를 보게 되더라도 그게 알레르기 안전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규제 당국이 라벨에 별표 하나 붙이는 것조차 막은 이유가 정확히 그 오해를 막기 위해서였어요.
6. 천연이라고 이 목록을 비껴가지 않는다
“합성 향료 대신 천연 에센셜오일만 썼다”는 문구는 이 표시를 피해 가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식약처 표시 지침 — 천연오일·식물추출물의 표시 여부
“식물의 꽃·잎·줄기 등에서 추출한 에센셜오일이나 추출물이 착향의 목적으로 사용되었거나 또는 해당 성분이 착향제의 특성이 있는 경우에는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표시·기재하여야 함”
사실 이건 화학적으로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리모넨은 감귤류 껍질 기름의 주성분이고, 리날룰은 라벤더와 베르가못에 들어 있습니다. 천연 정유를 쓰면 이 성분들이 따라 들어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목록의 24·25번이 아예 추출물로 등재돼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입니다.
“천연이라 순하다”는 감각이 여기서 한 번 흔들립니다. 이 표시 제도의 관점에서 보면 천연 정유는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것이 들어오는 대표적인 경로예요.
7. 적혀 있지 않다고 안 들어 있는 건 아니다
라벨에서 이 이름들이 안 보이는 경우가 세 가지 있습니다. 셋 다 “안 들어 있다”와는 다른 이야기예요.
① 기준 농도 이하 — 들어 있어도 씻어내는 제품 0.01% 이하, 씻어내지 않는 제품 0.001% 이하면 표시 대상이 아닙니다.
② 소용량 생략 — 내용량 10mL(g) 초과 50mL(g) 이하 제품은 표시 면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생략이 가능해요. 다만 지침은 그 경우에도 홈페이지 등에서 해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고, 면적이 확보되면 소용량이라도 표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③ 옛 포장재 — 시행 전에 만들어둔 부자재로 제조한 제품은 그 화장품의 사용기한까지 유통할 수 있습니다. 지침은 이 경우 오버레이블링 등을 통해 표시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어요.
지침은 책임판매업자 홈페이지와 온라인 판매처에서도 전성분에 향료 중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표시해야 한다고 정하면서, 동시에 기존 부자재를 쓴 유통품과 온라인 표시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 경우 안내 문구를 두도록 권장했어요.
알레르기 이력이 있어서 특정 성분을 피해야 하는 분이라면 이 부분이 실질적으로 중요합니다. 온라인 상세페이지와 실제 도착한 제품의 성분표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확인해야 할 쪽은 손에 든 제품의 포장입니다.
8. 16번 — 유럽은 금지했고, 우리 목록에는 이름이 남아 있다
목록을 훑다 보면 16번에서 한 번 멈추게 됩니다.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CAS 80-54-6), 백합 향을 내는 물질이고 흔히 **릴리알(Lilial)**로 불려요.
Regulation (EU) 2021/1902 — 화장품 규정 (EC) No 1223/2009의 부속서 II·III·V 개정, 2022년 3월 1일부터 적용
이 개정은 발암성·변이원성·생식독성(CMR)으로 분류된 물질의 화장품 사용을 다루며,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은 생식독성 분류에 따라 EU에서 화장품 사용이 금지됐어요.
그 전까지 이 성분은 EU에서도 표시 대상이었습니다 — 화장품 규정 부속서 III에서 씻어내지 않는 제품 10ppm 초과 / 씻어내는 제품 100ppm 초과일 때 표시하도록 돼 있었어요.
여기서 숫자를 나란히 놓아볼 만합니다. 10ppm은 0.001%이고, 100ppm은 0.01%예요. 우리 고시의 기준과 같은 수치입니다. 두 제도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CAS 번호가 같습니다. EU가 금지한 물질(80-54-6)과 우리 별표 2의 16번(CAS No 80-54-6)은 같은 물질이에요. 이름 표기가 달라 헷갈릴 여지가 없도록 등록번호까지 확인했습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19호(시행 2026. 3. 18.)
· [별표 1] 사용할 수 없는 원료 — 이 성분은 없습니다.
· [별표 2]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 — “부틸페닐메칠프로피오날 · 사용한도 0.14% · CAS 80-54-6”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표기가 고시마다 달라요 — 표시 고시는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 안전기준 고시는 ‘부틸페닐메칠프로피오날’입니다. CAS 등록번호(80-54-6)가 같아 동일 물질로 확인했어요.
확인된 사실은 이렇습니다. ① EU는 2022년 3월부터 이 성분의 화장품 사용을 금지했다. ② 국내에서는 금지 원료가 아니라 사용한도 0.14%가 걸린 성분이고, 동시에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 목록 16번에도 올라 있다. 즉 국내 제도는 이 성분을 “한도 안에서 쓰되 이름을 적어라”로 다루고 있어요.
두 규제가 갈린 이유는 보고 있는 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EU의 금지 근거는 알레르기가 아니라 생식독성 분류(CMR)였어요 — 이 글이 다루는 알레르기 표시와는 다른 축의 판단입니다. 규제는 나라마다 판단 시점과 절차가 다르고, 어느 쪽이 옳다고 제가 판정할 자리는 아니에요.
그래서 이 대비를 “한국 화장품은 위험하다”로 옮기지 않으려 합니다. 다만 피하고 싶다면 방법이 있다는 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성분표에서 그 이름을 찾으면 됩니다 — 이 표시 제도 덕분에 이제 그게 가능해졌으니까요.
9. 25종은 고정된 숫자가 아니다 — EU는 이미 넓히는 중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25라는 숫자가 어딘가에서 확정된 안전 목록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한국의 현행 표시 제도를 이해하는 숫자이고, 국제적으로는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Commission Regulation (EU) 2023/1545 — 화장품 규정 (EC) No 1223/2009 개정, 향료 알레르겐 개별 표시 대상 확대
· 기존 개별 표시 대상 24종(부속서 III entries 45, 67–92)에 더해, 56종을 추가 등재(entries 327–371) — 규정 본문에 “56 additional fragrance allergens”로 명시
· 농도 기준은 그대로 — 씻어내지 않는 제품 0.001%, 씻어내는 제품 0.01%
· 전환기간 — 새 기준에 맞지 않는 제품은 2026년 7월 31일까지 EU 시장에 출시 가능,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은 2028년 7월 31일까지 판매 가능
EU가 24종에서 80종 가까이로 넓힌 근거는 그 성분들이 새로 위험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자료가 쌓였기 때문이에요. 목록은 지식이 늘면 늘어나는 물건입니다.
이게 앞에서 본 규정과 정확히 이어져요. 식약처가 25종에 별표를 못 붙이게 한 이유가 “이것들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였잖아요. EU의 확대는 그 우려가 실제로 근거 있는 것이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5종은 ‘위험한 것 전부’가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이름을 꺼내 적게 한 것’이에요. 내 반응 성분이 그 25개 안에 없을 수도 있고, 그건 제도의 결함이 아니라 목록이라는 물건의 성질입니다.
10. 그래서 매대에서
이 제도를 알고 나서 제가 실제로 바꾼 건 딱 두 가지예요.
① 이름이 늘어난 걸 감점으로 세지 않게 됐습니다. 전에는 성분표가 짧은 제품이 왠지 더 깔끔해 보였어요. 지금은 향료 뒤에 이름이 몇 개 붙어 있으면 표시 의무를 이행한 제품으로 읽습니다. 같은 향을 쓰고도 기준 이하라서 안 적힌 제품과, 넘어서 적은 제품 중에 후자가 더 나쁜 게 아니에요.
② 반응했던 제품의 성분표를 기억해두게 됐습니다. 이게 이 제도가 실제로 쓸모 있어지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무언가에 반응한 경험이 있다면, 그때 쓰던 제품 성분표에서 이 25개 중 무엇이 있었는지를 확인해두세요. 다음부터는 그 이름만 피하면 됩니다.
반대로 향 제품에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이 목록을 보고 새로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 표시는 모두에게 경고하려고 만든 게 아니니까요.
‘향료’ 옆의 그 이름들은 경고문이 아니라 목차예요. 원래 한 덩어리로 가려져 있던 것 중 25개만 이름을 꺼내 보이도록 규칙이 바뀐 결과이고, 그 목적은 알레르기 이력이 있는 사람이 자기 성분을 특정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표시는 제품의 좋고 나쁨을 가려주지 않아요. 대신 나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정확한 정보를 줍니다. 규제 당국이 별표 하나 붙이는 것조차 막은 이유가 그거예요 — 목록에 있다는 것과 위험하다는 것은 다른 말이고, 목록에 없다는 것과 안전하다는 것도 다른 말이니까요.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조언은 이겁니다. 다음에 어떤 화장품이 나랑 안 맞았다면, 버리기 전에 성분표를 한 번 찍어두세요. 그 사진 한 장이 이 25개 목록을 나에게 쓸모 있게 만들어줍니다.
📌 출처
· 「화장품법 시행규칙」 [별표 4] 화장품 포장의 표시기준 및 표시방법(제19조제6항 관련) 3.마 — 착향제 표시(개정 2018. 12. 31. / 시행 2020. 1. 1.), 부칙 총리령 제1516호 제5조 경과조치
· 「화장품 사용 시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 [별표 2] 착향제의 구성 성분 중 알레르기 유발성분(제3조 관련) —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9-129호(2019. 12. 16. 일부개정 / 시행 2020. 1. 1.), 25종 성분명 및 CAS 등록번호
·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 향료 중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지침」 v2 (2019. 12. 30.) — 표시 대상·농도 산출 방법·제품 구분·표기 5안·소용량 생략·천연오일 및 식물추출물·온라인 표시·경과조치·원료목록 보고·증빙자료(제조증명서, 제품표준서 등)
·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4-51호(2024. 9. 24. 발령) — 같은 규정 일부개정. 화장품 유형 신설(속눈썹용 퍼머넌트 웨이브·외음부 세정제) 및 기재 대상 지정에 관한 개정으로, 별표 2의 성분 목록 변경은 확인되지 않음
· Regulation (EU) 2021/1902 — 화장품 규정 (EC) No 1223/2009 부속서 II·III·V 개정, CMR 분류 물질의 화장품 사용 관련, 2022. 3. 1. 적용.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CAS 80-54-6) 사용 금지
· 화장품 규정 (EC) No 1223/2009 부속서 III — 개정 전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 표시 기준(씻어내지 않는 제품 10ppm 초과 / 씻어내는 제품 100ppm 초과)
·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19호(시행 2026. 3. 18.) — [별표 1] 사용할 수 없는 원료 / [별표 2]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 고시 전문(185쪽)을 내려받아 전수 대조했고, 부틸페닐메칠프로피오날(CAS 80-54-6)은 별표 1에 없고 별표 2에 사용한도 0.14%로 등재돼 있음을 확인
· Commission Regulation (EU) 2023/1545 — 화장품 규정 (EC) No 1223/2009 개정. 개별 표시 향료 알레르겐 24종에 56종 추가(부속서 III entries 327–371), 농도 기준 유지, 전환기간 2026. 7. 31. / 2028. 7. 31.
이 글은 화장품 성분 표시 제도와 근거 법령을 정리한 것이지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아니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화장품 사용 후 반복해서 반응이 나타난다면 진료를 먼저 받아보세요. 알레르기 원인 성분을 특정하려면 첩포검사 같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향료’ 옆 리모넨·리날룰, 나쁜 신호일까? — 화장품 알레르기 유발성분 25종 표시제 — evidgl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