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단백질이 도덕이 됐습니다. 편의점 음료에도, 과자에도, 시리얼에도 ‘단백질 OO그램’이 앞면에 크게 적혀 있어요. 예전에는 운동선수나 보디빌더의 물건이었는데, 지금은 다이어트하는 사람도 나이 든 부모님도 챙깁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불안이 하나 생겼어요. “내가 충분히 먹고 있나?” 탄수화물이나 지방은 줄여야 할 것으로 배웠는데, 단백질만은 많을수록 좋은 것처럼 이야기됩니다. 그래서 이건 죄책감 없이 더할 수 있는 유일한 영양소가 됐죠.
동시에 반대 방향의 불안도 따라옵니다. “그런데 많이 먹으면 신장에 나쁘다던데.” 어디서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꽤 널리 퍼진 말이에요.
그래서 이 글은 두 불안을 같이 확인해봤습니다. 더 먹으면 정말 더 붙는지, 그리고 신장 이야기는 어디서 온 것인지를요. 결론부터 말하면, 두 질문 모두 답이 있었고 정작 확인해야 할 것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
더 먹을수록 더 붙지는 않습니다. 49개 무작위 대조시험(1,863명) 메타분석에서 체중 kg당 약 1.62g을 넘으면 제지방량 증가가 더 나타나지 않았어요(단 이 값은 p=0.079로 근소하게 유의하지 않고 신뢰구간이 1.03~2.20으로 넓습니다). ‘고단백은 신장에 나쁘다’는 건강한 사람과 환자를 혼동한 통념이에요 — 건강한 신장에서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고, 단백질 제한이 실제로 권고되는 건 이미 만성콩팥병이 있는 경우(KDIGO: kg당 0.8g 유지, 1.3g 초과 회피)입니다. 그리고 진짜 확인할 건 성분이 아니라 제품이었어요 —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같은 카테고리 제품의 단백질 함량이 4g에서 29g까지 7.3배 차이였습니다.
☐ 일반 성인 권장 = 체중 kg당 0.91g(한국 기준) · 운동 시 1.4~2.0g(ISSN)
☐ 이득이 멈추는 지점 ≈ kg당 1.62g — 단 p=0.079, CI 1.03~2.20(칼같은 선 아님)
☐ 한국인 대부분은 충분. 예외 = 남 75세+ / 여 65세+
☐ 신장 → 건강한 사람에서 해친다는 근거 확인 안 됨. 제한은 CKD 환자의 처방
☐ 뼈 → 소변 칼슘은 늘지만 장 흡수 증가로 상쇄(뼈에서 나온 게 아님)
☐ ★제품 편차가 진짜 변수★ — 함량 7.3배, 가격 11.7배 차이(소비자원)
☐ 아미노 스파이킹 — 질소 기반 측정법의 허점(⚠️한국 사례는 미확인)
☐ 중금속 조사는 미국 제품 대상·민간 리포트 → 해외 참고로만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논문과 지침 원문으로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얼마나 필요한가 — 두 개의 기준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J Nutr Health 55(1):10, 2022, DOI 10.4163/jnh.2022.55.1.10)
· 성인 단백질 평균필요량 0.73 g/kg/일, 권장섭취량 0.91 g/kg/일
· 산출 근거: 질소평형 유지 기본량 0.66g/kg에 이용효율 90%를 반영해 평균필요량을 정하고, 변이계수 12.5%를 적용해 권장섭취량 결정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 입장표명 (Jäger R, et al. J Int Soc Sports Nutr 14:20, 2017. PMID 28642676)
원문: “protein intake in the range of 1.4–2.0 g protein/kg body weight/day is sufficient for most exercising individuals”
(체중 1kg당 하루 1.4~2.0g의 단백질 섭취는 운동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충분하다.)
두 숫자의 성격이 다릅니다. 0.91g은 결핍을 막는 기준이고, 1.4~2.0g은 근육을 늘리거나 유지하려는 목적의 범위예요. 그래서 “권장량의 두 배를 먹는다”는 말이 곧 과잉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 목적이 다르면 기준도 다르니까요.
2. 그런데 어디서 멈추나
Morton RW, Murphy KT, McKellar SR, et al. Br J Sports Med. 2018;52(6):376-384. (PMID 28698222) — 무작위 대조시험 49개, 1,863명을 모은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메타회귀
· 제지방량 증가: 전체 +0.30 kg (95% CI 0.09–0.52), 저항훈련 경험자에서는 +1.05 kg (0.61–1.50)
· 원문: “Protein supplementation beyond total protein intakes of 1.62 g/kg/day resulted in no further RET-induced gains in FFM.”
(총 단백질 섭취가 1.62 g/kg/일을 넘어서면 저항훈련으로 인한 제지방량 증가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1.62g”은 인터넷에서 종종 칼같은 상한선처럼 인용됩니다. 그런데 논문을 열어보면 두 가지가 함께 적혀 있어요.
① 이 정체점 자체가 통계적으로 근소하게 유의하지 않습니다(p=0.079). 관례적인 기준인 0.05를 넘겨요.
② 신뢰구간이 1.03~2.20 g/kg으로 매우 넓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서술은 “대략 1.6g대에서 이득이 멈추는 것으로 보이며, 넉넉히 잡아도 2.2g/kg 언저리를 넘기면 추가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도입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지키려 애쓸 근거는 아니에요.
그리고 +0.30kg이라는 전체 효과 크기도 함께 보는 게 좋습니다. 저항훈련 경험자에서는 +1.05kg으로 더 컸지만, 보충제가 만들어내는 차이는 운동 자체가 만드는 차이보다 훨씬 작습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안 되는 이유예요.
3. 한국인은 부족한가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연령대의 1일 평균 단백질 섭취량은 평균필요량을 넘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어요 — 남자 75세 이상, 여자 65세 이상에서는 권장섭취량에 못 미치는 경향이 보고됐습니다.
이 그림이 실용적으로 중요합니다. 단백질 부족은 ‘전 국민 문제’라기보다 노년층에 집중된 문제에 가까워요. 그래서 같은 제품이라도 누가 먹느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식사량이 줄고 씹기가 어려워진 어르신에게는 실질적인 보완이 되지만, 세끼를 챙겨 먹는 젊은 사람에게는 이미 충분한 데 더하는 일이 되기 쉽습니다.
※ 65세 이상의 구체적인 미달 비율을 다룬 보도가 있었지만, 저는 원 자료를 직접 대조하지 못해 수치는 적지 않을게요.
4. “신장에 나쁘다”는 어디서 온 말인가
건강한 사람 대상 체계적 문헌고찰 — Advances in Nutrition. 2018. (PMC6054213)
미국 권장섭취량 이상의 단백질 섭취와 신장 건강을 다룬 26개 연구(무작위 대조시험 18건 + 관찰연구 8건)
원문: “higher protein intake, at least within the short term, and within the range of DRIs, is consistent with normal kidney function in healthy individuals.”
(적어도 단기적으로, 그리고 영양섭취기준 범위 내에서는, 더 높은 단백질 섭취가 건강한 사람의 정상적인 신장 기능과 상충하지 않는다.)
다수 시험에서 사구체여과율이 오히려 상승했는데, 이는 정상 범위 내의 생리적 적응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이 해석 부분의 원문 메커니즘 서술까지는 제가 확인하지 못했어요.)
KDIGO 2024 만성콩팥병 진료지침
· 만성콩팥병 3~5단계 성인은 단백질 섭취를 0.8 g/kg/일로 유지 권고(근거수준 2C)
· 1.3 g/kg/일 초과는 회피
· 신부전 위험이 높은 일부 환자에게는 0.3~0.4 g/kg/일의 초저단백식 + 필수아미노산·케토산 보충이 적용되기도 하며, 이는 엄격한 의학적 감독 하에서만 이뤄집니다
두 자료를 겹쳐 놓으면 통념의 정체가 보입니다. 단백질 제한은 이미 콩팥이 나빠진 사람에게 필요한 처방이고, 그것이 건강한 사람에게도 해당하는 주의사항인 것처럼 옮겨진 것이에요. 환자에게 필요한 조심이 일반인의 공포가 된 셈입니다.
물론 이 결론에도 조건이 있습니다. 위 문헌고찰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영양섭취기준 범위 내에서”라는 단서를 스스로 달았어요. 수십 년에 걸친 초고용량 섭취까지 안전을 보증한 자료는 아닙니다.
5. 뼈에서 칼슘이 빠진다는 이야기
이것도 절반은 맞습니다. 단백질 섭취가 40g 늘 때마다 소변 칼슘 배설이 약 50mg 증가하는 건 관찰되는 사실이에요. 여기까지만 보면 뼈에서 빠져나간 것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이중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한 연구에서 이 증가분은 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장에서 칼슘 흡수가 늘어난 결과로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미국 골다공증재단이 의뢰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Am J Clin Nutr)도 고단백 섭취가 뼈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 냈고, 2018년 전문가 합의문은 고령자에서 권장섭취량 이상의 단백질이 뼈 건강에 오히려 유익할 수 있다는 데까지 나아갔습니다.
※ 소변에서 무언가가 늘었다는 관찰을 “몸에서 빠져나갔다”로 읽는 건 흔한 오독이에요. 들어온 양이 늘었을 때도 나가는 양은 늘어납니다.
6. 정작 확인해야 할 것 — 제품
한국소비자원, 일반식품 단백질보충제 시험 (2023.10) — 분말 8종 + 음료 8종, 총 16개 제품
· 단백질 함량 4~29g — 제품 간 최대 7.3배 차이
· 단백질 1g당 가격 32~375원 — 11.7배 차이
· 아미노산 스코어: 14개는 85점 이상이었으나 한 제품은 45점
· 대두 알레르기 미표시 사례 1건 적발(이후 개선)
같은 카테고리 제품의 함량이 7배 넘게 차이 난다는 건, 우리가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다”고 말할 때 실제로 무엇을 먹는지가 제품마다 크게 다르다는 뜻입니다. 성분의 좋고 나쁨을 따지기 전에 얼마나 들었는지가 먼저인 셈이죠.
여기에 측정 방식의 허점도 있습니다. 단백질 함량을 재는 표준 방법은 질소량을 측정하는 방식인데, 이 방법은 온전한 단백질에서 온 질소와 값싼 유리아미노산에서 온 질소를 구분하지 못해요. 이 점을 이용해 저가 아미노산으로 표시 함량을 부풀리는 것을 아미노 스파이킹이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이 문제로 집단소송이 여러 건 있었습니다. 다만 한국 내 사례는 제가 확인하지 못했고, 위 소비자원 조사의 함량 차이가 스파이킹 때문인지 단순한 배합 차이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중금속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말씀드릴게요. 2025년 미국에서 70개 브랜드 165개 제품을 검사한 리포트에서 47%가 중금속 기준을 초과했고 식물성 단백질의 초과율이 유청보다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건 동료심사를 거친 논문이 아니라 민간 단체의 검사 리포트이고 업계 반박이 제기됐으며, 무엇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대상이에요.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안전기준 이내로 보고됐지만 저는 실측치를 원문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이런 조사가 있었다” 이상으로 확대하지 않겠습니다.
7. 종류와 고르는 법
| 구분 | 확인된 것 |
|---|---|
| 유청(웨이) | 휴식 시 혼합근단백 합성률 0.091±0.015 %/h로 가장 높게 보고. 혈중 필수아미노산·류신을 빠르게 올림 |
| 대두 | 0.078±0.014 %/h — 유청보다 낮지만 카제인보다 높음 |
| 카제인 | 0.047±0.008 %/h — 천천히 소화되는 특성 |
|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 유청 분리물(WPI)이 농축물(WPC)보다 잔류 유당이 훨씬 적음 |
| 고를 때 볼 것 | ① 1회 제공량당 단백질 g(7배 차이가 나는 지점) ② 1g당 가격 ③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 ④ 첨가당·총열량 |
※ 종류별 합성률 수치는 단일 연구의 급성 반응이고 저는 이 연구의 PMID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총 섭취량이 충분하다면 종류 간 차이는 줄어든다는 관점도 있어요. 참고로 국내에서 단백질 보충제는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양쪽으로 유통되고, 「식품등의 표시기준」상 단백질은 표시량의 80% 이상이어야 합니다.
·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위 KDIGO 기준이 적용됩니다. 임의로 고단백을 시작하지 마세요
· 간질환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지만, 저는 이번에 구체적인 기준을 확인하지 못해 수치를 적지 않겠습니다 —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세요
·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가향·가당 제품의 총열량을 함께 보세요. 단백질을 더하려다 총섭취 열량이 늘면 목적과 어긋납니다(다이어트 보조제를 다룬 글에서 같은 논지를 적었어요)
·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농축물보다 분리물을
단백질에 관한 두 가지 불안은 둘 다 근거가 있는 자리에서 출발했지만, 둘 다 방향이 조금씩 어긋나 있었습니다. 더 먹을수록 더 붙지는 않고(대략 kg당 1.6g 언저리에서 멈춥니다), 신장 걱정은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이미 콩팥병이 있는 사람의 것이었어요.
그리고 정작 편차가 컸던 건 성분이 아니라 제품이었습니다. 같은 이름을 달고 함량이 7배, 가격이 12배 차이 나는 시장에서, “어떤 단백질이 좋은가”보다 “이 통에 얼마가 들었고 얼마를 내는가”가 훨씬 실질적인 질문이에요.
마지막으로 순서 하나만 짚고 싶습니다. 보충제가 만드는 차이는 운동이 만드는 차이보다 작습니다. 이건 근육을 만드는 재료를 채우는 도구이지, 자극을 대신해주는 물건이 아니에요. 그리고 하루 총량이 이미 충분하다면 — 한국인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 더하는 것의 이득은 크지 않습니다.
📌 출처
·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 단백질 평균필요량 0.73 g/kg, 권장섭취량 0.91 g/kg. (J Nutr Health 55(1):10, 2022 · DOI 10.4163/jnh.2022.55.1.10)
· Jäger R, et al.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 Position Stand: Protein and Exercise. J Int Soc Sports Nutr. 2017;14:20. (PMID 28642676)
· Morton RW, Murphy KT, McKellar SR, et al. Br J Sports Med. 2018;52(6):376-384. (PMID 28698222 · 49개 RCT·1,863명 · 정체점 p=0.079, 95% CI 1.03–2.20)
· A Systematic Review of Renal Health in Healthy Individuals Associated with Protein Intake above the US RDA. Adv Nutr. 2018. (PMC6054213 · 26개 연구)
· KDIGO 2024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Chronic Kidney Disease — CKD 3~5단계 단백질 0.8 g/kg 유지(2C), 1.3 g/kg 초과 회피
· 미국 골다공증재단 의뢰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Am J Clin Nutr. — 고단백이 뼈에 해롭지 않음
· 한국소비자원 일반식품 단백질보충제 시험(2023.10) — 16개 제품, 함량 4~29g(7.3배), 가격 11.7배
· Tang JE, et al. J Appl Physiol. 2009 — 유청·대두·카제인 근단백 합성률 비교 (PMID 미확인)
· 「식품등의 표시기준」(식약처고시 제2022-86호) — 단백질은 표시량의 80% 이상
※ 확인하지 못해 이 글에 쓰지 않은 것: 단백질 건강기능식품의 정확한 기능성 인정 문구, 한국소비자원 조사의 중금속 실측치, 한국 내 아미노 스파이킹 사례, 간질환자의 단백질 제한 기준, 65세 이상 미달 비율의 원자료, 종류별 류신 함량의 1차 문헌.
이 글은 연구 근거를 정리한 것이지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신장·간 질환이 있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단백질 섭취량을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단백질 보충제, 얼마나 먹어야 할까? — 근육이 더 붙지 않는 지점과, 신장 걱정의 진실 — evidgl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