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IDGLOW · 근거로 보는 뷰티

스쿠알란과 스쿠알렌
한 글자 차이인데 같은 물질이 아닙니다

스쿠알란과 스쿠알렌

성분표에서 이 두 이름을 나란히 본 적은 아마 없을 거예요. 하나씩 따로 보셨겠죠.

스쿠알란(Squalane). 오일 제품 성분표 앞쪽에 자주 있습니다. 스쿠알렌(Squalene). 몇 해 전 백신 이야기가 오갈 때 뉴스에서 지나갔던 이름이고요.

그리고 이 둘이 같은 물질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름이 한 글자 차이니까요. 🔍

그런데 같은 물질이 아니에요. 이 글은 그 한 글자가 실제로 무엇을 가르는지, 그리고 스쿠알란의 ‘보습’ 근거가 어디까지 확인되는지를 논문 원문과 FDA 라벨로 대조한 기록입니다.

💬 한 줄 답

스쿠알렌(C30H50)에 수소를 붙이면(수소화) 스쿠알란(C30H62)이 됩니다. 탄소는 30개로 같지만 분자식이 달라지고, 스쿠알란은 완전 포화형 물질이에요. 화장품에서 특히 널리 쓰이는 쪽이 이 포화형 스쿠알란입니다. 다만 스쿠알렌도 화장품에 쓰입니다 — 「화장품은 스쿠알란, 백신은 스쿠알렌」으로 딱 갈리는 게 아니라, FLUAD 라벨에 적힌 것이 스쿠알렌이라는 게 정확한 서술이에요.
미국 FDA 승인 백신 FLUAD의 보조제 MF59C.1에 들어간다고 라벨에 적힌 건 스쿠알렌 쪽이고, 그건 의약품 라벨이에요 — 화장품 효능·안전성을 다루는 문서가 아닙니다.
보습 쪽은 이렇게 갈립니다. 원료의 성질로는 서술돼 있고(유연·보습·항산화), 세포 배양 실험은 있습니다(0.005~0.015%,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 다만 그 세포 실험은 사람 피부에 도포한 임상시험이 아니에요.

✅ 읽기 전 30초 체크리스트

☐ 스쿠알란 — C30H62, 스쿠알렌을 수소화한 완전 포화형. 화장품에 널리 쓰임
☐ 스쿠알렌 — C30H50. 화장품에도 쓰이지만, FLUAD의 MF59C.1 보조제에 들어 있는 건 이쪽(9.75mg / 0.5mL)
☐ 두 이름은 서로 바꿔 쓸 수 없음 — 화학구조도, 적용 제도도 다름
☐ 천연 원천 — 심해상어 간유는 전통적으로 스쿠알렌을 고농도로 얻는 대표적 공급원. 식물도 만들지만 더 낮은 수준
☐ 1톤 = 약 3000마리 — 리뷰가 인용한 추정치. 현재 화장품 산업이 쓰는 상어 수로 읽으면 안 됨
☐ 세포 실험 있음 — 0.005 / 0.01 / 0.015%, UVA 조사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
☐ 그건 in vitro — 배양 접시. 사람 피부 도포 효과의 증명은 아님
☐ 이 글이 안 다루는 것 — 국내 고시 등재 여부, 화장품 시장의 상어 유래 비율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논문과 라벨 원문으로 하나씩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한 글자가 가르는 것 — 수소를 붙인다

먼저 화학부터 정리하고 갈게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이 글에서 제일 단단한 부분입니다.

📄 근거 1

Mendes A, Azevedo-Silva J, Fernandes JC. Pharmaceuticals (Basel) 2022;15(3):265 — PMC8951290

“Squalane (C30H62), generated through squalene hydrogenation, is a valued ingredient due to its emollient, moisturizing, and antioxidant properties”

· 스쿠알렌 Squalene — C30H50
· 스쿠알란 Squalane — C30H62 (스쿠알렌을 수소화해 만든 완전 포화형)

이 리뷰가 여기서 말하는 것은 화학적 정의와 화장품 원료로서의 성질까지예요. 특정 농도에서의 인체 보습 효능이나 임상 수치는 제시하지 않습니다.

탄소 수는 30개로 똑같고, 수소만 달라집니다. C30H50에서 C30H62로요. 이름의 끝 글자가 ‘-엔(-ene)’에서 ‘-안(-ane)’으로 바뀐 게 그 차이를 그대로 반영한 이름이에요.

그러니까 한 글자 차이는 오타가 아니라 공정 하나입니다. 원료를 반응기에 넣고 수소를 붙이는 단계를 거치면 다른 물질이 되고, 그게 성분표에 ‘스쿠알란’으로 적히는 쪽이에요.

2. 백신 라벨에 적힌 이름은 ‘스쿠알렌’ 쪽이다

이름 혼동이 가장 크게 벌어지는 지점이 여기라서, 라벨 원문을 직접 열어봤어요.

📄 근거 2

FDA 의약품 라벨 (DailyMed) — FLUAD Prescribing Information — DailyMed 원문

미국 FDA 승인 인플루엔자 백신 FLUAD의 보조제 MF59C.1은 0.5mL 1회 접종량당 다음을 함유한다고 라벨에 명시돼 있습니다.

· 스쿠알렌 9.75mg
· 폴리소르베이트80 1.175mg
· 소르비탄트리올레이트 1.175mg
· 시트르산나트륨이수화물 0.66mg
· 시트르산일수화물 0.04mg

이 문서는 의약품 처방정보예요. 여기 적힌 스쿠알렌은 백신 보조제(adjuvant) 용도로 승인된 것이고, 화장품에 쓰이는 포화형 스쿠알란과는 화학구조도 규제체계도 다릅니다. 이 라벨은 화장품의 효능·안전성을 다루지 않아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백신 라벨에 이름이 올라간 건 스쿠알렌이고, 그건 의약품 성분으로서 용량이 mg 단위로 특정돼 승인된 항목이에요. 화장품 성분표의 스쿠알란은 그 물질을 수소화한 다른 물질이고, 애초에 다른 제도 아래 있는 다른 문서에 적힙니다.

🤔 솔직히 말하면 — 이 혼동은 양쪽으로 다 굴러간다

이름이 비슷하면 오해는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아요. 두 방향 다 생깁니다.

한쪽은 “백신에 들어가는 걸 얼굴에 바른다고?”예요. 그런데 화장품 성분표의 스쿠알란은 수소화를 거친 포화형이고, 백신 라벨의 스쿠알렌은 그 전 단계의 물질입니다. 같은 이름의 두 표기가 아니라 분자식이 다른 두 항목이에요.

반대쪽은 “의약품에도 쓰이니까 검증된 성분”입니다. 이것도 성립하지 않아요. FLUAD 라벨이 승인한 건 백신 보조제로서의 스쿠알렌이고, 그 문서는 화장품으로 피부에 바를 때의 효능을 한 줄도 다루지 않습니다. 다른 물질, 다른 용도, 다른 문서예요.

두 오해는 정반대 방향이지만 뿌리가 같습니다. 이름이 닮았다는 것을 근거로 썼다는 것.

3. 상어 이야기 — 1톤에 약 3000마리(추정)

스쿠알란을 검색하면 거의 반드시 따라오는 이야기가 상어입니다. 이것도 같은 리뷰에 서술돼 있어요.

📄 근거 3

Mendes A 외, Pharmaceuticals 2022;15(3):265 — PMC8951290

· 심해상어(deep-sea shark) 간유가 스쿠알렌을 고농도로 함유하는 전통적 공급원이며, 식물도 스쿠알렌(phytosqualene)을 합성하지만 상어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서술
· “Around 3000 animals are required to produce 1 ton of squalene…led to a massive depletion of wild sharks, endangering some species of extinction”

이 서술은 백신·의약품 산업 맥락에서 상어 유래 스쿠알렌 채취를 다룬 부분이에요. 이 리뷰는 화장품용 스쿠알란 원료 전체에서 상어 유래가 몇 퍼센트인지를 별도로 수치화하지 않습니다.

숫자가 강하니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고 싶어지는데, 그 한 걸음이 정확히 근거 밖입니다.

이 리뷰로 말할 수 있는 것 — 심해상어 간유는 전통적으로 스쿠알렌을 고농도로 얻을 수 있는 대표적 천연 공급원이고, 이 리뷰가 인용한 추정에 따르면 1톤 생산에 약 3000마리가 필요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야생 상어가 대량 감소해 일부 종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 다만 「가장 큰 공급원」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같은 리뷰는 올리브유 정제 부산물이 세계 스쿠알렌 공급의 최대 40%를 차지한다고도 적고, 산업이 식물·미생물 유래로 옮겨가고 있다고 서술해요. 「상어가 고농도 원천이다」와 「지금 시장을 상어가 채운다」는 다른 말입니다.

이 리뷰로 말할 수 없는 것 — 지금 화장품 매대에 놓인 스쿠알란 제품들이 상어에서 왔는지 올리브나 사탕수수에서 왔는지의 비율. 이 리뷰는 그 숫자를 특정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 글도 “요즘은 대부분 식물성”이라고도, “여전히 상당수가 상어”라고도 쓰지 않습니다. 둘 다 제가 확인한 원문이 하지 않은 말이에요.

제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결국 제조사가 표기한 원료 유래뿐입니다. 올리브 유래, 사탕수수 유래처럼 적혀 있으면 그건 제조사가 밝힌 정보고, 아무 표기가 없으면 라벨만으로는 알 수 없어요.

4. 보습 근거는 어디까지 확인되나

이제 가장 실용적인 질문으로 갑니다. 스쿠알란을 바르면 정말 보습이 되나.

먼저 앞의 리뷰가 한 서술은 이것이에요. 스쿠알란은 유연·보습·항산화 특성 덕분에 가치 있게 쓰이는 원료다. 원료의 성질에 대한 서술이고, 그 리뷰는 여기에 농도별 인체 임상 수치를 붙이지 않습니다.

그다음 층위가 세포 실험입니다.

📄 근거 4

PubMed PMID 40363772 (스쿠알란·UVA·인간 진피 섬유아세포 연구) — PubMed 초록

· 조건 — 스쿠알란 0.005%, 0.01%, 0.015% 농도, UVA를 조사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human dermal fibroblasts) 배양
· 측정 항목 — 콜라겐 생합성, 프롤리다제 활성, β1-인테그린, IGFR, TGF-β/ERK1·2/p38, NF-κB/COX-2, Nrf2 발현, 상처 치유(이동성)
· 설계 — 세포 배양 실험(in vitro). 인체 피부에 직접 도포한 임상시험이 아님

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세포 배양 조건에서의 생화학적 지표 변화까지예요. 실제 사람 피부에 도포했을 때의 보습·주름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그 연구가 무엇을 측정했는지까지만 옮기고, 각 지표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였는지는 확정해 옮기지 않았어요.

지표 이름이 길게 나열되면 그 자체로 설득력처럼 읽히는데, 여기서 한 가지만 붙잡으면 됩니다. 배양 접시입니다.

섬유아세포는 원래 진피에 있는 세포예요. 실제 피부에서 바른 성분이 진피 섬유아세포까지 닿으려면 각질층과 표피 전체, 그리고 표피-진피 경계를 차례로 건너야 합니다. 배양 접시에는 그 장벽이 아예 없습니다. 스쿠알란이 배양된 진피 섬유아세포에 곧바로 노출되는 조건이에요. 그래서 세포 실험의 농도 숫자(0.005~0.015%)는 제품에 몇 % 넣으라는 뜻이 아니고, 지표가 움직였다는 결과도 피부에서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에요.

🤔 솔직히 말하면 — 여기서 제가 확인하지 못한 것

두 가지를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대로 적어둘게요.

첫째, 스쿠알란 단독으로(다른 성분과 혼합하지 않고) 사람 피부에 도포한 무작위대조시험(RCT)의 원문을 이번 검색에서 확인하지 못했어요. 검색에서 나온 인체 시험은 세라마이드·우레아·바쿠치올 같은 다른 성분과 섞인 제형 연구였습니다. 혼합 제형 연구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도 그 몫이 스쿠알란의 것인지는 그 설계로는 갈라낼 수 없어요. 다만 이건 “그런 시험이 없다”가 아니라 “제가 원문을 확인하지 못했다”입니다. 둘은 다른 말이에요.

그리고 한 가지 더 갈라 둘게요. 보습 효능 RCT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 「화장품 성분으로서의 안전성 자료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국 Cosmetic Ingredient Review(CIR)는 스쿠알란과 스쿠알렌을 화장품 성분으로 함께 평가했고, 현재 사용 조건에서 안전하다는 결론을 재확인했어요. 효능 근거와 안전성 근거는 서로 다른 질문이고,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둘째, 국내 식약처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나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별표에 스쿠알란·스쿠알렌이 어떻게 등재돼 있는지는 law.go.kr 페이지가 동적 렌더링이라 본문을 직접 열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국내 고시 기준을 다루지 않아요.

5. 정리 — 이 글에서 확실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확실한 쪽부터. 스쿠알란은 스쿠알렌을 수소화해 만든 완전 포화형 물질이고, 분자식이 C30H50에서 C30H62로 다릅니다. FLUAD 라벨에 0.5mL당 9.75mg으로 적힌 것은 스쿠알렌이고, 그건 의약품 보조제 항목이에요. 두 이름은 서로 바꿔 쓸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는 논문 한 편과 FDA 라벨 한 장으로 바로 확인되는 부분이에요.

덜 확실한 쪽. 스쿠알란의 보습은 리뷰에서 원료의 성질로 서술돼 있고, 세포 배양 실험이 여러 지표를 측정했습니다. 그 사이에서 제가 이 글에 쓰지 않은 것은 “몇 퍼센트를 며칠 바르면 수치가 얼마 오른다”예요. 그 문장을 뒷받침할 원문을 이번에 손에 넣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결론도 딱 그만큼입니다. 스쿠알란이 나쁜 성분이라는 말이 아니에요. 좋다고 말할 때 무엇을 근거로 대고 있는지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말입니다. 원료의 성질을 근거로 말하는 것과, 배양 접시의 지표를 근거로 말하는 것과, 내가 발라보니 편했다를 근거로 말하는 것은 서로 다른 층위예요. 셋 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셋은 같은 말도 아닙니다.

그리고 적어도 “백신에도 쓰이는 검증된 성분” 은 그 셋 중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아요. 그건 근거가 아니라 이름이 닮았다는 관찰이니까요. 은결이 여기까지 확인해서 갈라드렸습니다. 🌿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스쿠알란과 스쿠알렌 — 한 글자 차이인데 같은 물질이 아닙니다 — evidg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