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표 중간쯤, 정제수와 글리세린 사이 어딘가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습니다. 페녹시에탄올.
보존제예요. 물이 들어간 화장품이 뚜껑을 연 뒤에도 쉽게 상하지 않게 하려고 넣는 성분입니다. 그리고 이 이름에는 거의 항상 숫자 하나가 따라붙어요. 1%.
이 숫자를 보는 방식은 대개 둘로 갈립니다. 한도가 있다는 건 위험하다는 뜻이구나. 아니면, 1%까지 허용했으니 안전하다고 끝난 얘기구나.
그런데 원문을 열어보면 1%라는 한도, 안전하다는 결론, 아기 엉덩이에 대한 예외 조치는 서로 다른 기관이 서로 다른 범위를 두고 한 말입니다. 🔍
이 글은 그 세 가지를 유럽 SCCS 최종 의견과 프랑스 ANSM 공지 원문으로 하나씩 갈라본 기록이에요.
EU에서 페녹시에탄올은 화장품 보존제로 최대 1.0%까지 허용되며, 유럽 SCCS는 2016년 이 범위의 사용을 안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 평가는 화장품에서 오는 노출만 대상으로 했어요. 핵심 독성 기준값은 토끼 반복투여 시험에서 가져왔습니다.
그와 별개로 프랑스 ANSM은 페녹시에탄올이 든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에 “3세 이하 어린이의 엉덩이에 사용할 수 없다”는 표시를 붙이도록 하는 조치를 했어요. 이는 EU 전체의 금지 규정이 아닙니다. 같은 공지는 3세 미만용 다른 화장품에는 EU 1% 한도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즉 1% 결론은 그대로 두고, 한 부위만 따로 떼어낸 조치예요. 한국 고시의 한도도 1.0%입니다.
☐ EU 한도 → 보존제로 최대 1.0% (규정 1223/2009 부속서 V 29번)
☐ SCCS 2016 결론 → 최대 1.0% 보존제 사용은 안전. 단 화장품 노출만 평가
☐ 핵심 독성 기준값 → 토끼 경피 반복투여 시험의 NOAEL. 사람 임상 아님
☐ 흡수율 → 씻어내는 제품 37±10% / 씻어내지 않는 제품 78±7% (1% 제형 기준)
☐ 프랑스 ANSM →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 “3세 이하 엉덩이 사용 불가” 표시 (2019년 조치). EU 전체 규정 아님
☐ 프랑스에서도 3세 미만용 다른 제품은 → EU 1% 한도 그대로
☐ 한국 → 식약처 고시 별표 2: 페녹시에탄올 1.0%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원문으로 하나씩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1%라는 숫자는 어디에 적혀 있나
먼저 한도부터 봅니다. 페녹시에탄올의 1%는 EU 화장품 규정에 적힌 숫자예요.
Regulation (EC) No 1223/2009, Annex V (EUR-Lex 통합본, 2025. 9. 1. 기준) — 29번
“2-Phenoxyethanol / Phenoxyethanol / CAS 122-99-6 / 1,0 %” — 보존제 목록(부속서 V)의 29번 항목에 최대 농도 1.0%로 올라 있다.
SCCS 의견(SCCS/1575/16)의 배경 문단도 같은 내용을 인용해요. 통합본은 참고용 문서이고, 법적 효력은 관보에 실린 개별 규정에 있습니다.
한국 고시의 숫자도 같아요.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별표 2]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 — 보존제 성분 (고시 제2026-19호, 2026. 3. 18. 시행)
“페녹시에탄올 / 사용한도 1.0% / CAS 122-99-6” — 이 행의 비고란은 비어 있다.
대한화장품협회(KCIA)의 소비자용 해설도 “화장품에 최대 1%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이라고 적어요. 같은 페이지는 미국 CIR이 1990년 1.0%까지라는 조건에서 안전하다고 결론짓고 2007년에 재확인했다고 쓰는데, 이건 협회 페이지의 서술이고 CIR 원문은 열지 않았습니다.
별표 2의 페녹시에탄올 행은 사용한도 1.0%만 적고 있고, 비고란에 제품 종류나 사용 부위에 대한 단서가 없어요. 그러니 이 행 자체에는 프랑스 같은 ‘엉덩이 사용 불가’ 조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 글이 확인한 건 이 한 행이에요. 영유아용 제품에 대한 규정이 고시의 다른 조항이나 다른 법령에 따로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는 아기용 제품에 대한 별도 제한이 없다”고까지는 쓰지 않아요.
2. SCCS가 ‘안전하다’고 한 문장, 그 범위
SCCS는 유럽위원회에 소비자 안전 의견을 내는 과학위원회입니다. 페녹시에탄올에 대한 2016년 최종 의견의 결론은 이 한 문장이에요.
“The SCCS considers 2-phenoxyethanol safe for use as a preservative with a maximum concentration of 1.0%, taking into account the information provided.”
“This Opinion does not take into account exposure from sources other than cosmetics.”
이 두 문장을 같이 읽어야 합니다. 첫 문장의 조건은 셋이에요. 보존제로 쓸 때, 최대 1.0%, 제출된 정보를 고려할 때. 두 번째 문장은 평가 범위를 그어요. 화장품에서 오는 노출만 봤고, 그 밖의 경로는 이 의견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SCCS가 페녹시에탄올을 안전하다고 했다”를 옮길 때는 뒤에 붙은 조건까지 같이 옮겨야 정확해요. 화장품 밖의 노출에 대해서는 이 의견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3. 결론 뒤의 숫자들 — 토끼 시험, 흡수율, 안전역 25
SCCS가 결론까지 간 길에는 숫자가 몇 개 있어요.
EU SCCS, SCCS/1575/16 — 경피독성 시험 및 경피흡수 항목
· 핵심 시험 — 토끼 경피 반복투여 시험, NOAEL 500 mg/kg bw/day
· 조정 NOAEL — 투여 일정을 보정해 357 mg/kg bw/day
· 경피흡수율(1% 제형) — 씻어내는 제품 37±10%, 씻어내지 않는 제품 78±7%
· SCCS 코멘트 — 안전역 계산에는 평균+1SD인 47%(씻어내는 제품)와 85%(씻어내지 않는 제품)를 쓸 수 있다
토끼의 NOAEL이며 사람 임상 결과가 아니에요. 흡수율은 시험 제형에서 얻은 값입니다. 원문에는 시험이 Ref. 12, 13으로만 표기돼 있고, 어느 기관·어느 해의 시험인지는 이번에 확인하지 않았어요.
흡수율 두 줄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같은 1% 제형인데 씻어내지 않는 쪽이 두 배 넘게 높게 측정됐어요. 리브온에서 더 높은 흡수율이 보고됐다는 점은 참고할 만해요. 다만 이 수치가 프랑스 ANSM 표시 조치의 직접 원인이었다고 이 자료만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결론 부분에 안전역(MoS) 이야기가 나옵니다.
EU SCCS, SCCS/1575/16 — 4 CONCLUSION, 문항 2
SCCS는 독성동태 기본 계수 4.0을 1.0으로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최소 안전역(MoS)을 100이 아닌 25로 적용했다.
“the MoS of about 50 for children also covers this specific age group”
MoS를 25로 쓴 근거는 SCCS 본문의 PBPK 모델링 부분에 있다고 되어 있어요. 이 글은 결론 문단만 확인했고, 모델링 세부와 MoS 표의 수치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어린이에 대한 “MoS 약 50”도 마찬가지예요. 이 수치가 어떻게 산출됐는지, “this specific age group”이 정확히 어느 연령 구간인지는 이번에 보지 못했어요. 결론 문단이 적은 건 위의 한 문장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이 문장을 “모든 어린이·영유아에게 안전하다”로 넓혀 읽으면 원문보다 앞서 나가는 셈이에요.
4. 프랑스 ANSM — 1%는 두고, 한 부위만 떼어냈다
여기서 프랑스가 등장합니다. 시간 순서대로 보면 이래요.
EU SCCS, SCCS/1575/16 — 1 BACKGROUND
2012년 9월 프랑스 ANSM이 위해평가서를 유럽위원회에 제출했고, 이 평가서는 3세 미만 어린이용 화장품에서 0.4%로 낮추고, 기저귀 부위용 화장품에는 쓰지 말 것을 결론으로 삼았다.
SCCS 의견이 ANSM 평가서를 요약한 문단이에요. ANSM 평가서 원문은 열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ANSM 공지, ‘Les produits cosmétiques non rincés contenant du phénoxyéthanol ne doivent pas être utilisés sur les fesses des enfants de 3 ans ou moins’ (2019-03-20 게시, 2021-03-14 갱신)
· ANSM은 2012년에 “아기 엉덩이용 화장품에는 쓰지 말 것”, “3세 미만용 기타 제품은 최대 0.4%”로 권고했다.
· 2019년 3월 13일 결정으로, 페녹시에탄올을 함유한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에는 “3세 이하 어린이의 엉덩이에 사용할 수 없다”는 표시를 9개월 안에 붙이도록 했다.
· 3세 미만용 다른 화장품에서는 EU 규정상 1% 한도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 공지에서 눈에 띄는 건 2019년 공지에서 확인되는 조치가 0.4% 한도가 아니라 표시 조치라는 점이에요. 2012년 권고에는 0.4%가 있었지만, 2019년 공지가 적은 조치는 농도 한도가 아니라 표시였고, 대상은 씻어내지 않는 제품과 3세 이하의 엉덩이로 좁혀져 있습니다. 나머지 3세 미만용 제품에 대해서는 같은 페이지가 1% 한도를 그대로 적었어요.
이 표시 조치가 프랑스 안에서 어떤 법적 지위(권고인지 강제인지)를 갖는지는 열어본 공지 요약에서 확정하지 못했어요. 또 ANSM 2012 권고 PDF는 검색 결과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 배너가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본문을 읽지 못했고, 2019년 결정과 어떤 관계인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조치는 프랑스 기관의 조치이고, EU 전체나 한국의 규정이 아니에요.
5. 세 문서를 나란히 놓으면
같은 성분을 두고 세 곳이 한 말을 한 표에 모았어요. 각 칸은 그 문서가 실제로 적은 것만 옮겼습니다.
| 무엇을 말했나 | 무엇을 말하지 않았나 | |
|---|---|---|
| EU 규정 (부속서 V 29번) | 보존제로 최대 1.0% | 제품 종류·사용 부위별 조건 |
| SCCS 2016 | 최대 1.0% 보존제 사용은 안전. 어린이 MoS 약 50 | 화장품 이외 경로의 노출 |
| ANSM 2019 |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 “3세 이하 엉덩이 사용 불가” 표시. 다른 3세 미만용 제품은 EU 1% 그대로 | EU 전체·한국 규정이 아님. 프랑스 내 법적 성격은 이 글에서 미확인 |
| 한국 고시 (별표 2) | 페녹시에탄올 사용한도 1.0% | 이 행에는 제품 종류·사용 부위 단서 없음 |
표로 놓고 보면 ‘1% = 안전’과 ‘아기 엉덩이 금지’가 서로 부딪치는 말이 아니라는 게 보입니다. SCCS는 1%라는 조건에서 화장품 노출을 평가했고, 프랑스는 그 1%를 건드리지 않은 채 씻어내지 않는 제품 × 3세 이하 엉덩이라는 한 칸에 표시를 붙였어요.
6. 정리하면
페녹시에탄올의 1%는 EU 규정의 한도이고, 유럽 SCCS는 2016년 최종 의견에서 최대 1.0%의 보존제 사용을 안전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 결론은 화장품 노출만 평가한 것이고, 핵심 독성 기준값은 토끼 경피 반복투여 시험에서 가져왔어요. 한국 고시의 사용한도도 1.0%입니다.
프랑스 ANSM은 이 1%를 그대로 둔 채, 페녹시에탄올이 든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에 “3세 이하 어린이의 엉덩이에 사용할 수 없다”는 표시를 붙이도록 했습니다. 1%라는 숫자 하나로는 이 예외가 보이지 않아요. 아기용 씻어내지 않는 제품을 볼 때는, 프랑스 기관이 이 부위를 따로 떼어냈다는 사실을 함께 알아두시면 됩니다.
참고 자료: Regulation (EC) No 1223/2009 통합본 (부속서 V 29번) · 식약처 고시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별표 2 · EU SCCS, Opinion on Phenoxyethanol (SCCS/1575/16) · 프랑스 ANSM 공지 (2019-03-20, 2021-03-14 갱신) · 대한화장품협회, 소비자를 위한 화장품 상식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페녹시에탄올 1%, 안전하다는 뜻일까? — 유럽 SCCS 평가와 프랑스 ANSM의 ‘아기 엉덩이’ 표시 — evidgl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