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IDGLOW · 근거로 보는 뷰티

파라벤은 위험할까
한국 0.4·0.8%, EU는 프로필·부틸만 0.14%인 이유

파라벤은 위험할까

성분표에서 메칠파라벤, 프로필파라벤 같은 이름을 보면 손이 멈칫하게 됩니다. ‘파라벤 프리’라는 문구가 제품 앞면에 커다랗게 붙어 있는 걸 몇 번 보고 나면 더 그래요.

그런데 정작 규정이 파라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는 잘 안 알려져 있습니다. 금지된 성분도 아니고, 아무 제약 없이 쓸 수 있는 성분도 아니에요. 게다가 한국 고시와 EU 규정을 나란히 놓으면 똑같은 단어가 나옵니다. 기저귀. 🔍

이 글은 그 두 규정을 법령 원문으로 열어 확인한 기록이에요. 그리고 흔히 도는 ‘한국 0.8% vs EU 0.14%’라는 대조가 왜 잘못된 짝짓기인지도 같이 적습니다.

💬 한 줄 답

기본 한도는 한국과 EU가 같습니다 — 단일 0.4%, 혼합 0.8%(산으로서). 다른 건 그 안쪽이에요. EU는 프로필파라벤+부틸파라벤(및 염류) 합계에만 0.14%(산으로서)라는 상한을 추가로 걸었고, 한국에는 그 전용 상한이 없습니다.
EU는 이유도 적어놨어요. SCCS가 ‘합계 0.19%(에스텔로서)까지 안전’이라 본 값을 산 기준으로 환산한 것이 0.14%입니다.
기저귀 부위에서는 수단이 갈립니다. EU는 3세 미만 기저귀 부위용 leave-on 제품에 사용 금지 + 경고문구 표시를 둘 다 걸고, 한국은 같은 조건에 경고문구 표시를 겁니다.
그리고 명단 자체가 다릅니다. 한국이 경고문구를 거는 4종 중 이소프로필·이소부틸파라벤은 EU에서 2014년에 화장품 사용 자체가 금지됐어요.

✅ 읽기 전 30초 체크리스트

☐ 기본 한도 → 한국·EU 둘 다 단일 0.4% / 혼합 0.8%(산으로서)
☐ EU만 있는 것 → 프로필+부틸(및 염류) 합계 0.14% 추가 상한
☐ 0.14%의 출처 → SCCS의 0.19%(에스텔로서)를 산 기준으로 환산한 값
☐ EU 기저귀 조항 → 3세 미만 leave-on 사용 금지 + 표시 의무(둘 다)
☐ 한국 기저귀 조항 → 같은 조건에 표시 의무. 배합 금지 아님
☐ 성분 명단 → 이소프로필·이소부틸파라벤은 EU 금지(2014) / 한국은 허용 + 경고문구 대상
☐ 최신 SCCS → 메틸파라벤 0.4% 안전(2023) / 부틸파라벤 0.14%는 누적 노출 시 0.5~10세에 안전하지 않음(2025)
☐ Darbre → 2004년 종양 20건 검출 / 2012년 40명, 저자 본인이 인과 부정
☐ 에스트로겐 활성 → E2 대비 13만~530만분의 1, 메틸파라벤은 검출 안 됨. 단 in vitro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규정과 논문 원문으로 하나씩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국내 기준 — 0.4%와 0.8%, 그리고 ‘산으로서’

먼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협회 성분사전이 아니라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고시 원문을 열었어요.

📄 근거 1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19호(2026. 3. 18. 시행) 별표 2 —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성분명 — “p-하이드록시벤조익애씨드, 그 염류 및 에스텔류 (다만, 에스텔류 중 페닐은 제외)”

· 단일성분일 경우 0.4%(산으로서)
· 혼합사용의 경우 0.8%(산으로서)

같은 고시 별표 1(사용할 수 없는 원료)에는 페닐파라벤(CAS 17696-62-7)이 올라 있습니다. 위 항목의 ‘페닐 제외’는 그 뜻이에요 — 빼놓은 게 아니라 따로 금지돼 있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두 가지 있어요.

첫째, **‘산으로서’**라는 환산 기준이 붙어 있습니다. 파라벤은 염류와 에스텔류가 여럿이라, 각각을 산 기준으로 환산해서 합산합니다. 뒤에 나올 EU의 0.14%도 같은 ‘산으로서’ 기준이라, 이 둘은 적어도 단위는 같습니다.

둘째, 이 숫자는 화장품 기준이에요. 의약품이나 의약외품의 기준과는 별개입니다. 파라벤 이야기가 나올 때 치약이나 의약품 쪽 수치가 섞여 들어오는 경우가 흔한데, 그건 다른 규정의 숫자예요.

🤔 솔직히 말하면 — 배합한도는 ‘안전 판정문’이 아니다

“0.4%까지 허용된다”는 문장을 “0.4%까지는 안전하다고 정부가 판정했다”로 읽고 싶어지는데, 배합한도 표 자체는 위해성 평가서가 아닙니다. 어떤 근거와 어떤 안전역을 거쳐 그 숫자가 나왔는지는 표만 봐서는 알 수 없어요.

다만 이 글에서는 그 뒤가 조금 보입니다. EU 쪽은 같은 숫자의 근거를 규정 전문에 적어두었고, SCCS 의견서도 공개돼 있거든요. 3장과 5장에서 그걸 폅니다.

2. 국내의 그다음 조항 — ‘기저귀가 닿는 부위’

배합한도와 별개로 걸려 있는 조항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게 국내 제도에서 제일 안 알려진 부분이에요.

📄 근거 2

「화장품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56호(2026. 8. 5. 시행) 별표 1 제2호 14)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대상 성분 — “부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 또는 이소프로필파라벤 함유 제품”
대상 제품 — “영·유아용 제품류 및 기초화장용 제품류(3세 이하 영유아가 사용하는 제품) 중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 한함”
표시 문구 — “3세 이하 영유아의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는 사용하지 말 것”

조건이 꽤 구체적입니다. 파라벤 4종 × 3세 이하가 쓰는 제품 × 씻어내지 않는 제품. 셋이 다 겹쳐야 이 문구가 붙어요.

그리고 이 조항의 성격을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이건 배합을 금지하는 조항이 아니에요. 배합한도 0.4%/0.8%를 낮추는 조항도 아니고요. 제품에 넣는 것은 그대로 두고, 라벨에 그 문구를 적게 하는 방식입니다.

3. EU는 같은 자리에서 — 금지와 표시를 둘 다 걸었다

이제 EU 조문을 열어보겠습니다. 읽다 보면 익숙한 단어가 나와요.

📄 근거 3

Commission Regulation (EU) No 1004/2014 — Regulation (EC) No 1223/2009 부속서 V 개정 조문 원문

부속서 V 엔트리 12(메틸파라벤·에틸파라벤 및 염류) — 최대농도 단일 에스텔 0.4%(산으로서), 에스텔 혼합 0.8%(산으로서)

부속서 V 엔트리 12a(프로필파라벤·부틸파라벤 및 염류) — 최대농도 개별 농도의 합 0.14%(산으로서)
사용 조건 및 경고 —
· “Not to be used in leave-on products designed for application on the nappy area of children under three years of age”(3세 미만 어린이의 기저귀 부위에 적용하도록 설계된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는 사용 금지)
· “For leave-on products designed for children under three years of age: ‘Do not use on the nappy area’”(3세 미만 어린이용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는 ‘기저귀 부위에 사용하지 마시오’라고 표시)

여기서 먼저 정정할 게 있습니다. 흔히 돌아다니는 요약은 **“EU는 금지, 한국은 표시”**인데, EU 조문은 금지와 표시를 함께 걸고 있어요. 같은 칸에 두 줄이 나란히 있습니다.

그리고 0.4%·0.8%가 EU에서 사라진 게 아닙니다. 엔트리 12는 그대로 살아 있고, 엔트리 12a가 그 안에서 프로필·부틸만 따로 묶은 구조예요.

한국 (고시 원문)EU (Reg. 1223/2009 부속서 V)
기본 한도단일 0.4% / 혼합 0.8%(산으로서)단일 0.4% / 혼합 0.8%(산으로서)
프로필+부틸 전용 상한없음0.14%(산으로서, 합계)
기저귀 부위3세 이하·leave-on → 경고문구 표시3세 미만·leave-on → 사용 금지 + 경고문구 표시
이소프로필·이소부틸파라벤사용 가능(경고문구 대상 4종에 포함)금지(2014년)
페닐파라벤금지(별표 1)금지(2014년)
🤔 솔직히 말하면 — ‘0.8 vs 0.14’는 잘못된 짝짓기다

제가 이 글의 앞선 판에서 쓴 표현이기도 해서 먼저 고쳐 둘게요. “한국 0.8%, EU 0.14%”로 나란히 놓으면 “EU가 5배 이상 엄격”이라는 결론이 자동으로 따라오는데, 두 숫자는 같은 자리의 숫자가 아닙니다.

정확한 대조는 이렇습니다 — 기본 한도는 0.8%로 같고, EU에는 프로필·부틸에 한해 0.14%라는 층이 하나 더 있다. 차이는 ‘전체가 5배’가 아니라 ‘두 성분에만 걸린 추가 제한의 유무’예요.

4. EU는 ‘왜’를 규정 전문에 적어놨다

조문은 결정만 적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EU 규정에는 **전문(recitals)**이 붙습니다. 여기에 판단 근거가 들어 있어요.

📄 근거 4

Commission Regulation (EU) No 1004/2014 전문(recitals) 조문 원문

(5) “SCCS는 부틸파라벤과 프로필파라벤을 완제 화장품의 보존제로 사용하는 것이, 개별 농도의 합이 0.19%(에스텔로서)를 넘지 않는 한 소비자에게 안전하다고 결론지었다.”
→ 이 0.19%(에스텔 기준)를 산(acid)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 0.14%입니다.

(7) “그러나 SCCS는 생후 6개월 미만 어린이의 기저귀 부위에 적용하도록 설계된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에 든 부틸파라벤과 프로필파라벤에 대해서는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다” — 근거로 ‘그런 어린이의 미성숙한 대사’와 ‘기저귀 부위 피부가 손상되어 있을 가능성’을 들었습니다.

(12) “영아용 제품이 통상 3세 미만 어린이용으로 판매된다는 사실과 연관된 실무적 이유로, 부틸파라벤과 프로필파라벤은 3세 미만 어린이의 기저귀 부위에 적용하도록 설계된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에서 금지되어야 한다.”

읽어보면 세 단계가 그대로 보입니다. ① 안전한 합계 농도를 정했고(0.19% 에스텔 → 0.14% 산) ② 기저귀 부위 영아에 대해서만 위험을 배제하지 못했고 ③ 그 선을 6개월이 아니라 3세로 그은 건 과학이 아니라 ‘실무적 이유’라고 스스로 적었습니다.

세 번째가 특히 정직한 대목이에요. 제품이 3세 미만용으로 팔리니까 규제 단위도 3세로 맞춘 것이지, 6개월과 3세 사이에 새로운 위험 근거가 생겨서가 아닙니다. 규정이 그렇게 써놨어요.

5. 🛑 명단이 다르다 — 이소프로필·이소부틸파라벤은 EU에선 이미 금지

여기가 두 나라를 비교할 때 제일 많이 빠지는 칸입니다. 한국이 경고문구를 거는 4종을 EU 기준과 그대로 맞대면 안 돼요.

📄 근거 5

Commission Regulation (EU) No 358/2014 — 부속서 V에서 삭제, 부속서 II(금지 목록)에 추가 조문 원문

금지된 파라벤 — 이소프로필파라벤(Isopropylparaben), 이소부틸파라벤(Isobutylparaben), 페닐파라벤(Phenylparaben), 벤질파라벤(Benzylparaben), 펜틸파라벤(Pentylparaben) 및 그 염류

사유 — SCCS가 이들 성분에 대한 안전성 자료가 부족해 “인체 위해를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고, 따라서 허용 보존제 목록(부속서 V)에 더는 실려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적용 — 2014년 10월 30일부터 적합한 제품만 EU 시장에 출시, 2015년 7월 30일부터 적합한 제품만 시장에 공급.

‘위험하다고 입증돼서’가 아니라 ‘평가할 자료가 없어서’라는 점을 그대로 옮겨 둡니다. 두 문장은 다릅니다.

그래서 이렇게 됩니다. 한국 경고문구 대상 4종 중 이소부틸·이소프로필파라벤은 EU에서 애초에 화장품에 못 쓰는 성분이에요. EU가 기저귀 조항에서 다루는 건 프로필·부틸 두 가지뿐입니다.

한국은 네 성분을 모두 쓸 수 있게 두고, 그중 특정 조건의 제품에 문구를 붙이게 했습니다. 같은 이름의 성분을 두고 규제 수단이 한 단계 다른 셈이에요.

6. 규제는 멈춰 있지 않다 — SCCS 최신 의견 두 건

2014년 개정이 끝이 아닙니다. SCCS는 그 뒤로도 파라벤을 성분별로 다시 평가해 왔어요. 결론이 성분마다 다릅니다.

📄 근거 6 — 메틸파라벤(2023)

SCCS Opinion on Methylparaben, SCCS/1652/23(채택 2023. 12. 14.) EU 보건총국 원문

“화장품에 보존제로 0.4%(산으로서)까지 사용하는 것은 안전하다”, 그리고 “전체 에스텔 농도가 0.8%(산으로서)를 넘지 않는 혼합물 안에서 0.4%까지 사용하는 경우에도 안전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 근거 7 — 부틸파라벤, 어린이 노출(2025)

SCCS Opinion on Butylparaben — Children’s exposure, SCCS/1674/25(채택 2025. 4. 30.) EU 보건총국 원문

여러 제품을 함께 쓰는(누적) 노출 조건에서 부틸파라벤 0.14%는 0.5~1세, 1~3세, 3~6세, 6~10세 어린이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대로 농도를 낮춘 시나리오 — 씻어내는 제품 0.14%, 씻어내지 않는 제품 0.002%(산으로서), 구강용 제품 0.092%(산으로서) — 에서는 평가에 포함된 모든 연령대와 제품군에서 안전하다고 보았습니다.

🛑 범위 — 이건 과학위원회의 의견이지 개정된 법정 한도가 아닙니다. 현행 EU 법정 상한은 여전히 0.14%예요. 의견이 규정이 되려면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두 건을 나란히 놓으면 이 글의 답이 나옵니다. ‘파라벤은 안전한가’라는 질문 자체가 규제기관이 쓰는 단위가 아니에요. 같은 해에 같은 위원회가 메틸파라벤은 0.4%에서 안전하다고 하고, 부틸파라벤은 0.14%라도 어린이 누적 노출에서는 안전하지 않다고 합니다. 성분·농도·연령·노출 경로가 바뀌면 답이 바뀝니다.

7. 그럼 파라벤은 왜 무서운 이름이 됐을까 — Darbre 2004와 2012

파라벤 공포의 출발점으로 거의 항상 지목되는 연구가 있습니다. 여기서 두 편을 섞어 인용하는 일이 아주 흔해요. 직접 열어 갈라놓겠습니다.

📄 근거 8 — 2004년, 종양 20건

Darbre PD et al., “Concentrations of parabens in human breast tumours”, J Appl Toxicol 2004;24:5-13 PubMed 14745841

· 유방종양 20건에서 파라벤 검출, 평균 20.6 ± 4.2 ng/g
· 메틸파라벤이 가장 높았고(12.8 ± 2.2 ng/g), 회수된 전체 파라벤의 62%
· 논문 자신의 결론 — 이 결과는 “체내 축적량이 암 조직과 정상 조직에서 다른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는 길을 열어야 한다. 즉 정상 조직과의 비교는 이 논문이 하지 않은 일이라고 스스로 적었습니다.

📄 근거 9 — 2012년, 40명 · 160샘플

Barr L, Metaxas G, Harbach CAJ, Savoy LA, Darbre PD, J Appl Toxicol 2012;32:219-232 PubMed 22237600

· 2005~2008년 잉글랜드에서 1차 유방암으로 유방절제술을 받은 40명, 겨드랑이에서 흉골까지 4곳 × 40명 = 160샘플
· 158/160(99%)에서 1종 이상의 파라벤 검출, 총 파라벤 중앙값 85.5 ng/g
· ★“파라벤의 출처는 확인할 수 없다” — 그리고 겨드랑이 화장품을 평생 써 본 적 없다고 답한 7명(7/40)에게서도 파라벤이 검출됐습니다
· 환자 연령(37~91세)·수유 기간(0~23개월)·종양 위치·종양의 에스트로겐 수용체 함량과 상관관계 없음

이 연구를 발표하며 저자 Philippa Darbre가 한 말 — “대다수 유방조직 샘플에서 파라벤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연구 대상 40명 여성에게서 실제로 유방암을 유발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University of Reading 보도자료, 2012).

🤔 앞선 판에서 제가 틀렸던 것

이 글의 이전 판은 ‘40명’이라는 저자 발언을 2004년 논문(종양 20건) 옆에 붙여 놓았습니다. 그러면 2004년 연구가 40명을 대상으로 한 것처럼 읽혀요. 40명은 2012년 후속 연구의 표본이고, 저 발언도 그때 나온 것입니다. 갈라놓았습니다.

두 편을 합쳐 읽으면 오히려 이야기가 더 분명해집니다. 2012년 연구는 ‘화장품에서 왔다’는 설명을 스스로 약하게 만드는 결과를 내놨어요 — 겨드랑이 화장품을 쓴 적 없다는 사람에게서도 나왔으니까요. 그래서 이 연구들이 보여준 건 검출이지 경로도 인과도 아닙니다.

8. 에스트로겐 활성 — 13만분의 1에서 530만분의 1

파라벤 이야기의 다른 축은 ‘여성호르몬 흉내를 낸다’는 쪽입니다. 이것도 시험 결과가 있어요.

📄 근거 10

“Comparative study on estrogen receptor alpha dimerization and transcriptional activity of parabens”, PMC10786792 원문 보기

파라벤 6종의 STTA(에스트로겐 수용체 전사활성) 시험 — 에스트라디올(E2) 대비 활성:

· 메칠파라벤 — 전사활성 나타나지 않음
· 에칠파라벤 — 약 530만분의 1
· 프로필파라벤 — 약 83만분의 1
· 이소프로필파라벤 — 약 25만분의 1
· 부틸파라벤 — 약 21만분의 1
· 이소부틸파라벤 — 약 13만분의 1

저자들의 한계 명시 — “in vitro 연구에 쓰인 농도는 임상적으로 검출되는 농도에 그대로 대응하지 않을 수 있다”(노출 경로에 따라 대사가 달라지므로). 실제로 한국 성인 소변에서 검출된 파라벤 농도는 이 실험에서 에스트로겐 활성을 보인 농도보다 훨씬 낮았다고 적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순서예요. 활성이 가장 강한 쪽이 이소부틸 → 부틸 → 이소프로필 → 프로필 순이고, 메틸파라벤은 이 시험에서 전사활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서가 규제 명단의 순서와 겹칩니다. EU가 금지한 것은 이소프로필·이소부틸, 상한을 따로 건 것은 프로필·부틸, 0.4%를 유지한 것은 메틸·에틸이에요. 한국이 경고문구를 건 4종도 부틸·프로필·이소부틸·이소프로필입니다. 규제가 ‘파라벤’을 한 덩어리로 다루지 않는 이유가 이 표에도 보입니다.

다만 “그러니 안전하다”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이건 시험관 안에서 측정한 값이고, 저자들이 직접 한계를 붙였어요. 그리고 6장에서 본 2025년 SCCS 의견은 시험관 활성이 아니라 여러 제품을 함께 쓰는 누적 노출을 보고 나온 판단입니다. 축이 다릅니다.

🤔 확인하지 못한 것

· 한국이 프로필·부틸파라벤에 EU식 별도 상한(0.14%)을 검토한 적이 있는지 — 고시 원문에는 그 항목이 없다는 것까지만 확인했고, 검토 이력이나 그 사유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2025년 SCCS 부틸파라벤 의견 이후 EU가 실제 개정 절차에 들어갔는지 —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글 기준 법정 상한은 여전히 0.14%입니다.
· 대한피부과학회의 파라벤 관련 공식 입장 — 원문을 찾지 못했습니다.

9. 정리 — 이 자료들이 실제로 말한 것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파라벤, 정말 위험할까.

‘파라벤 전체’에 예/아니오로 답하는 문장은 제가 확인한 어느 자료에도 없었어요. 대신 쪼개서 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성분표에서 파라벤이라는 글자만 보고 판단하는 것보다는, 어떤 파라벤인지를 보는 쪽이 이 자료들이 실제로 지지하는 읽기 방식에 가깝습니다. 규제기관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3세 이하 아이 제품이라면, 라벨에 그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 — 그게 국내 제도가 소비자 손에 실제로 쥐여준 정보예요. 그 문구가 붙어 있다는 건 회사가 뭔가 숨기다 걸렸다는 뜻이 아니라, 적으라고 정해진 걸 적었다는 뜻입니다.

은결이 정직하게 갈라드렸어요. 확정할 수 없는 자리는 확정하지 않은 채로 두었습니다. 🌿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파라벤은 위험할까 — 한국 0.4·0.8%, EU는 프로필·부틸만 0.14%인 이유 — evidg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