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 성분표를 읽다 보면 이 이름이 꽤 자주 나옵니다. 벤조페논-3. 해외 자료에서는 옥시벤존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2025년 가을 이후 이 성분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식약처가 화장품 안전기준 고시를 고쳤고, 그 뒤로 이런 숫자가 돌기 시작했어요. 2.4%, 그리고 얼굴·손·입술 제품은 5%.
이 숫자를 보면 대개 두 가지 중 하나로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위험한 성분이었구나. 아니면, 2.4%든 5%든 소수점 차이인데 뭐가 다르지.
둘 다 정확하지 않아요. 이번 개정은 이 성분을 빼라는 게 아니라 사용기준을 강화한 것이고, 현행 기준은 어디에 쓰는 제품이냐에 따라 상한을 달리 둡니다. EU는 한국보다 앞선 2022년에 같은 성분을 제품 유형별로 나눠 규제했어요. 🔍
이 글은 식약처 고시 안내와 고시 별표 원문, EU 규칙 원문, EU 과학위원회(SCCS) 의견 원문을 나란히 놓고, 확인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을 갈라서 정리한 기록이에요.
옥시벤존(벤조페논-3)은 금지 성분이 아니에요. 식약처 고시 제2025-63호(2025. 9. 2.)는 이 성분을 포함한 6개 성분의 사용기준을 강화했고, 현행 고시 별표 2에서 벤조페논-3의 사용한도는 2.4%, 다만 얼굴·손·입술에 사용되는 제품은 5%입니다.
EU도 같은 성분을 얼굴·손·입술 제품(스프레이 제외) 6% / 바디 제품(스프레이 포함) 2.2%로 나눠 놨습니다. 근거가 된 SCCS 의견은 “바디크림·스프레이에 6%까지 쓰는 건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이지 “이 성분은 위험하다”는 판단이 아니에요. 한국과 EU의 숫자는 다르고, 어느 쪽이 더 안전하다고 판정한 문서는 이번에 확인한 자료 중에 없습니다.
☐ 옥시벤존 = 벤조페논-3 → 같은 성분, 다른 이름
☐ 금지됐나? → 아님. 사용기준 강화(농도 상한 하향 또는 기준 신설)
☐ 한국(현행 고시 별표 2 원문) → 기본 2.4% / 얼굴·손·입술 제품 5%
☐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표시 → 보도된 내용. 1차 법령 문구는 미확인. 사용 부위 제한 문구가 있으면 그 표시대로
☐ EU → 얼굴·손·입술(스프레이 제외) 6% / 바디(스프레이 포함) 2.2% / 그 밖의 제품 0.5%
☐ SCCS의 “안전하지 않다” → 바디크림·스프레이 6%에 대한 판단. 얼굴·손·입술 6%는 안전
☐ 호르몬 교란? → SCCS 평가는 “결론 안 남, 기껏해야 모호”
☐ 한국 vs EU → 숫자가 다름. 우열 판정은 어느 문서에도 없음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문서마다 무엇을 말했고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지 하나씩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고시가 한 일 — 성분을 뺀 게 아니라 기준을 조였다
출발점은 식약처의 고시 개정입니다. 이름부터 보면 성격이 보여요. **‘금지 성분 지정’이 아니라 ‘안전기준 일부개정’**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의약법령정보 — 식약처고시 제2025-63호 (2025. 9. 2.)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화장품법 제8조에 따라 벤조페논-3 등 6개 성분의 사용기준을 강화(농도 상한 하향 또는 사용기준 신설)했고, 자외선 차단성분 1종(트리스-바이페닐트라이아진)을 추가했어요. 로손-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 혼합물은 자외선 차단 성분 목록에서 삭제됐습니다.
이 페이지의 요약에는 벤조페논-3의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지 않아요. 숫자는 고시 별표에 있고, 아래 근거 2에서 별표 원문으로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하나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같은 개정에서 자외선 차단 성분이 하나 늘었고, 하나는 목록에서 빠졌어요. 벤조페논-3은 빠진 쪽이 아니라 기준이 조여진 쪽입니다.
2. 옥시벤존은 몇 %까지 쓸 수 있나 — 별표 원문의 2.4%와 5%
숫자는 고시 별표에 그대로 적혀 있어요.
국가법령정보센터,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별표 2]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 — 자외선 차단성분 표
· 원료명: 벤조페논-3(옥시벤존)
· 사용한도: 2.4% (다만, 얼굴, 손 및 입술에 사용되는 제품에는 5%)
· CAS No.: 131-57-7
· 같은 행 비고 칸: 공란
원문 표현을 그대로 보면 “전신 2.4%”가 아니라 “기본 2.4%, 다만 얼굴·손·입술 제품은 5%”예요. 흔히 도는 ‘전신 2.4%’는 이 문장을 줄인 표현입니다.
표시 문구와 시행일은 이 표에 없어서, 보도와 업계 안내에서 왔어요.
벤조페논-3은 전신 제품 최대 2.4%, 얼굴·손·입술 제품 최대 5%. 2.4%를 넘게 쓴 제품에는 “용법·용량에 따른 부위에만 사용하고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문구를 표시해야 하며, 이 표시 의무는 9월 2일부터 시행, 기존 재고는 6개월 유예로 보도됐어요.
에스라(e-zra), 사용 제한 성분 기준 강화 및 신설 적용 알림
벤조페논-3을 “대부분 제품 2.4%, 얼굴·입술 제품 5%”로 적고, 시행을 2026년 3월 3일로 안내했어요.
두 자료의 2.4%와 5%는 별표 원문과 같아요. 그런데 별표에 없는 세부는 조금씩 어긋납니다.
· 부위 표현 — 별표 원문과 보도는 ‘얼굴·손·입술’, 업체 안내는 ‘얼굴·입술’이에요. 원문이 맞습니다.
·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표시 의무 — 별표의 해당 행 비고 칸에는 이 문구가 없어요. 다른 조항이나 표시 규정에 있을 수는 있지만, 이번에 1차 법령 문구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시행일 — 업체 안내는 2026년 3월 3일로 적었지만, 고시 부칙을 열어 확인하지는 못했어요.
· 표시 의무 시행일 — 보도의 ‘9월 2일’이 몇 년인지 기사 요약만으로는 분명하지 않았고, 고시 원문으로 다시 확인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 글에서 숫자는 원문 기준으로, 표시 문구와 시행일은 “보도된” 내용으로 구분해서 씁니다. 고시 개정일(2025년 9월 2일)은 식약처 페이지로 확정이에요.
소비자 입장에서 할 일은 단순해요. 제품에 사용 부위 제한 문구가 있다면 그 표시를 따르시면 됩니다.
3. EU는 옥시벤존을 어떻게 나눴나 — 규칙 2022/1176
EU는 한국보다 앞선 2022년에 같은 성분을 이렇게 나눴어요.
EUR-Lex, Commission Regulation (EU) 2022/1176 — 부속서 VI 4번 항목(벤조페논-3)
· 얼굴·손·입술 제품(분사형·펌프 스프레이 제외) — 최대 6%
· 바디 제품(분사형·펌프 스프레이 포함) — 최대 2.2%
· 그 밖의 제품 — 최대 0.5%
· 얼굴·바디 제품에서 제형 보호용으로 쓰는 양은 0.5% 이하이고, 그 0.5%를 쓰는 경우 바디 제품의 자외선 차단 용도는 1.7%를 넘으면 안 됨
2022. 7. 8. 관보 게재, 게재 후 20일째인 2022. 7. 28. 발효. 2022. 7. 27. 기준 규정을 지킨 제품은 2023. 1. 28.까지 출시, 2023. 7. 28.까지 유통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 줄이 눈여겨볼 만합니다. EU는 같은 성분이 자외선 차단용으로도, 제형 보호용(제품 자체를 빛에서 지키는 용도)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는 점까지 계산에 넣었어요. 바디 제품에서 두 용도를 합쳐 2.2%를 넘지 않게 묶어 둔 겁니다.
4. EU는 옥시벤존이 위험하다고 판정했나 — SCCS 원문
EU 규칙 뒤에는 과학위원회의 의견이 있습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오해가 많은 자리예요.
European Commission, SCCS opinion on Benzophenone-3 (2021. 3. 30~31.)
SCCS 결론(의견 페이지 원문):
· 바디크림·스프레이(분사형·펌프형) 자외선 차단제에 6%까지 — 소비자에게 안전하지 않다
· 얼굴 크림·핸드크림·립스틱에 6%까지 — 안전하다
· 제형 보호용 0.5%까지 — 안전하다
· 바디크림·스프레이의 안전한 최대 농도 — 2.2%, 같은 제품에 제형 보호용 0.5%를 함께 쓰면 1.7%
“EU가 옥시벤존이 안전하지 않다고 했다”는 요약이 자주 돌아다니는데, SCCS의 ‘안전하지 않다’는 성분 자체에 대한 절대 판정이 아니라 특정 농도·제품 유형·노출 조건에 대한 판단이에요. 원문 조건은 “바디크림·스프레이 형태에 6%까지”입니다.
같은 의견이 얼굴·손·입술 제품의 6%는 안전하다고 봤다는 점을 같이 놓으면 그림이 정리됩니다. SCCS가 문제 삼은 건 6%라는 숫자를 모든 제품 유형에 똑같이 허용하는 것이었고, 판단은 농도·제품 유형·노출 시나리오를 묶어서 내려졌어요. 성분을 쓰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래서 EU 규칙의 답도 금지가 아니라 분할이었어요. 얼굴은 6%를 그대로 두고, 바디는 2.2%로 내렸습니다.
5. 호르몬 이야기는 어디까지 확인됐나
옥시벤존 하면 따라붙는 단어가 하나 더 있죠. 내분비 교란. SCCS는 이 부분도 평가했습니다.
European Commission 건강총국, SCCS 벤조페논-3 의견 페이지
SCCS는 벤조페논-3의 내분비계 교란 특성에 대한 현재 증거를 “결론이 나지 않았고, 기껏해야 모호하다(inconclusive, and at best equivocal)”고 평가했어요.
이 문장은 양쪽 모두에게 불편합니다. “호르몬을 교란한다”의 증명도 아니고, “교란하지 않는다”의 증명도 아니에요. 사람 몸에서 호르몬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크기를 말하는 문장도 아닙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SCCS는 결론 첫머리에 “잠재적 내분비 교란 우려를 고려해” 안전성을 평가했다고 적었어요. 우려를 평가에 넣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같은 의견이 현재 근거로는 벤조페논-3를 내분비교란물질로 확정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EU 한도를 “호르몬 교란이 입증돼 정해진 것”으로 단순화하면 안 됩니다. 한국 식약처가 밝힌 개정 사유는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어요.
영국도 옥시벤존 상한을 얼굴·손·입술 6%, 바디·스프레이 2.2%로 정했다고 업계지가 보도했어요(SI 2026/23). 영국 법령 원문은 확인하지 못해 아래 표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6. 한국과 EU 기준을 한 표에 — 그리고 이 표가 말하지 않는 것
| 얼굴·손·입술 | 그 외 / 바디 | 기타 | 출처 | |
|---|---|---|---|---|
| 한국 | 5% | 기본 2.4% | — | 현행 고시 별표 2 원문 |
| EU | 6% (스프레이 제외) | 바디 제품 2.2% (스프레이 포함) | 그 밖의 제품 0.5% / 제형 보호 병용 시 바디 차단 용도 1.7% | EU 규칙 2022/1176 원문 |
표로 놓으면 숫자가 엇갈리는 게 보여요. 얼굴·손·입술 칸은 EU 6%, 한국 5%이고, 그 옆 칸은 한국 기본 2.4%, EU 바디 2.2%입니다. 다만 아래 박스처럼 칸의 범위가 같은지는 확인하지 못했어요.
숫자가 엇갈리니 “그래서 어디가 더 엄격하냐”를 묻고 싶어지는데, 이 표에 들어간 문서 중 어느 쪽이 더 안전하다고 판정한 곳은 없어요. EU 규칙은 EU 기준을 정했을 뿐 한국과 비교하지 않았고, 국내 보도는 한국 숫자를 전했을 뿐 성분의 안전성이나 효능을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 한국의 ‘기본 2.4%’ 범주와 EU의 ‘바디 제품(body products)’이 법적으로 같은 범위를 가리키는지도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어요. 이름이 비슷하다고 같은 칸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한국 한도가 EU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됐다고 볼 근거도 이 글에는 없어요.
이 표가 확실하게 말해 주는 건 하나예요. 한국과 EU 모두 옥시벤존을 전면 금지하지 않고, 제품의 사용 부위·유형에 따라 상한을 달리한다.
7. 성분표 앞에서 할 일
정리하면 할 일은 많지 않아요.
첫째, 이름을 보고 놀라지 않기. 벤조페논-3이 성분표에 있다고 해서 금지 성분이 들어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현행 기준은 이 성분을 금지하지 않고 사용 농도와 제품 유형을 제한합니다.
둘째, 사용 부위 문구를 보기. 제품에 사용 부위 제한 문구가 있다면 그 표시를 따르세요.
셋째, “EU도 안전하지 않다고 했다”는 말을 들으면 문장의 주어를 확인하기. SCCS가 안전하지 않다고 한 건 바디크림·스프레이에 6%까지 쓰는 것이었고, 같은 의견에서 얼굴·손·입술 제품의 6%는 안전하다고 봤어요.
이 기준들이 선을 그은 자리는 성분과 성분 사이가 아니라, 얼굴·손·입술 제품과 그 밖의 제품 사이입니다. 같은 성분이라도 어디에 바르는 제품이냐에 따라 허용되는 양이 다르다는 것. 이번 숫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거기까지예요.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선크림 옥시벤존은 금지됐을까? 한국 2.4%·5%와 EU 2.2%·6% 비교 — evidgl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