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IDGLOW · 근거로 보는 뷰티

코지산(누룩산), 식약처 미백 시험법엔 '대조 물질'로 나온다
일본의 2003년 신규 제조·수입 보류와 2005년 해제, EU의 2024년 1% 제한까지

코지산(누룩산), 식약처 미백 시험법엔 '대조 물질'로 나온다

미백 화장품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코지산(kojic acid)**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 마주칩니다.

그리고 이 성분에 대한 말은 대개 둘로 갈려요. 미백 효능 시험에 쓰일 만큼 확실한 성분이다. 아니면, 일본에서 발암 문제로 금지된 성분이다.

둘 다 반쪽짜리예요. 식약처 문서에 이름이 나오는 건 맞지만, 그 문서는 성분을 허가하는 문서가 아니라 시험 방법을 안내하는 문서입니다. 일본에서 금지된 적이 있는 것도 맞지만, 2년 뒤 화장품 사용이 다시 허용됐어요. 그리고 가장 최근의 움직임은 금지가 아니라 EU의 1% 한도입니다. 🔍

이 글은 코지산이 등장하는 문서 네 갈래(식약처 시험 가이드라인, 쥐 실험 원논문, EU 과학위원회 의견과 규정, 일본 후생노동성의 2003년 발표와 2005년 통지)를 하나씩 열어, 각 문서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은 말하지 않는지 갈라본 기록이에요.

💬 한 줄 답

코지산(누룩산)은 식약처 미백 유효성평가 가이드라인에 ‘대조군으로 처리하는 물질’로 이름이 나옵니다. 다만 그 가이드라인은 시험법 안내서이고 대외적 법적 효력이 없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어서, 여기에 이름이 있다는 것만으로 배합 허용 여부를 읽을 수는 없어요.
규제 쪽 기록은 따로 있습니다. 일본은 2003년 코지산 함유 화장품의 새로운 제조·수입을 추가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하도록 했다가 2005년 11월 그 조치를 폐지했고(후생노동성 원문), EU는 과학위원회(SCCS)의 “최대 1%까지 안전” 결론에 따라 2024년 얼굴·손 제품 1% 한도를 새로 걸었어요. 갑상선 종양이 나온 쥐 실험은 먹인(경구) 실험이라 바르는 노출과는 따로 읽어야 합니다.

✅ 읽기 전 30초 체크리스트

☐ 식약처 가이드라인 속 누룩산 → 세포 내 시험(제2법)의 음성대조군으로 48시간 처리한다고 명시
☐ 그 가이드라인의 성격 → 시험법 안내. 대외적 법적 효력 없음(문서 자체가 명시)
☐ 같은 가이드라인의 다른 시험 → 제1법·DOPA 시험의 양성대조군은 알부틴 또는 에칠아스코빌에텔 등
☐ 일본 → 2003년 화장품 신규 제조·수입 보류(추가시험 결과까지) → 2005년 11월 조치 폐지(후생노동성 원문)
☐ 쥐 실험 → 경구 투여, 갑상선 종양 촉진 NOAEL 0.03%(15.5mg/kg/day). 사람·바르는 제품에 대한 결론 아님
☐ EU SCCS(2022) → 미백제로서 최대 1%까지 안전. 우려: 내분비계 교란 가능성, 필링제 병용 시 경피흡수 증가
☐ EU 규정 2024/996 → 얼굴·손 제품 최대 1%. 2025.2.1 출시 금지 / 2025.11.1 유통 금지(미준수 제품)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문서 원문으로 하나씩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식약처 문서 속 코지산 — ‘허가 목록’이 아니라 ‘시험 설명서’에 나온다

국내 공식 문서에서 코지산이 등장하는 자리부터 보겠습니다. 식약처가 2020년 9월에 낸 미백 기능성화장품 유효성평가 가이드라인이에요. 미백 효과를 어떤 시험으로 확인하는지 안내하는 문서입니다.

📄 근거 1

식품의약품안전처 「피부의 미백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화장품 유효성평가 가이드라인」 (민원인 안내서, 2020. 9., 바이오생약심사부 화장품심사과) — 타이로시나제 활성 저해시험 제2법(세포 내)

“음성대조군으로는 타이로시나제 억제 물질인 누룩산(kojic acid)을 48시간 동안 처리한다”

※ ‘음성대조군’은 해당 가이드라인의 원문 표기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같은 문서는 자신이 ‘유효성평가 시험법 안내’이며 대외적 법적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요(p.3).

여기서 짚을 건 두 가지예요. 첫째, 이 문서는 누룩산을 **“타이로시나제 억제 물질”**이라고 부르면서 시험의 대조군으로 쓴다고 적었습니다. 둘째, 문서 스스로 법적 효력이 없는 안내서라고 밝혔어요. 그러니 이 문장에서 읽을 수 있는 건 *“식약처 시험법 안내서가 이 물질을 대조군으로 지정했다”*까지입니다. 화장품에 넣어도 되는 성분인지, 몇 %까지 되는지는 이 문서가 답하는 질문이 아니에요.

같은 가이드라인 안에서도 대조군 물질은 시험법마다 다릅니다.

📄 근거 2

같은 가이드라인, 타이로시나제 활성 저해시험 제1법(체외) 및 DOPA 산화반응 저해시험 (p.3, p.9)

“양성대조군으로는 알부틴 또는 에칠아스코빌에텔 등을 사용하여 그 결과를 비교한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체외 시험(제1법)과 DOPA 시험에는 알부틴·에칠아스코빌에텔 등이 양성대조군으로, 세포 내 시험(제2법)에는 누룩산이 음성대조군으로 적혀 있어요. 두 시험법이 비교에 쓰는 물질이 다르다는 사실까지가 이 문서가 보여주는 범위이고, 이걸로 어느 물질이 ‘고시 성분’인지를 가를 수는 없습니다. 대조군 표기는 이 글에서 원문 그대로 옮겼어요.

2. 일본 — 2003년 신규 제조·수입 보류, 2005년 조치 폐지

“코지산은 일본에서 금지된 성분”이라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후생노동성 원문 두 건을 그대로 따라가면 이래요.

📄 근거 3

일본 후생노동성 보도발표, 「コウジ酸を含有する医薬部外品等に関する安全対策について」 (2003. 3. 7., 医薬局安全対策課)

· 판단 — 간에서의 발암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독성에 의한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고, 동물실험에서 발암성이 시사된다. 다만 1988년 승인 이후 건강피해 증례 보고는 없고, 현시점에서 곧바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 조치 — 추가시험(경구·경피 발암성, 사람 경피흡수 등)을 실시하고, “추가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코지산 함유 의약부외품·화장품의 새로운 제조·수입을 보류할 것(見合わせること)”

📄 근거 4

후생노동성 医薬食品局安全対策課長 통지 薬食安発第1102003号 (2005. 11. 2., 도쿄도 건강안전연구센터 게재본)

· 실시된 시험 결과를 검토한 결과, 코지산 함유 의약부외품·화장품은 “적정하게 사용되는 경우 안전성에 특별한 우려가 없다(安全性に特段の懸念はない)”고 판단
· 이에 따라 2003년 3월 7일자 과장 통지를 폐지

순서를 보면 ‘금지’의 성격이 보입니다. 2003년 조치는 처음부터 “추가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라는 조건이 붙은 신규 제조·수입 보류였고, 문서 스스로 당장 안전성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적었어요. 그리고 그 시험 결과를 본 뒤 조치 폐지로 끝났습니다.

식품 쪽은 다른 트랙이에요. 같은 2003년 약사·식품위생심의회 식품위생분과회 보고(후생노동성 게재)는 식품첨가물로서의 코지산에 대해 “사용해서는 안 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화장품 쪽 보류 조치와 식품첨가물 쪽 사용 금지는 서로 다른 규제입니다. “일본에서 금지”라는 말만 떼어 돌아다니면 이 두 가지가 다 지워져요.

3. 그 쥐 실험은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은 보여주지 않는가

코지산과 갑상선 종양을 연결한 실험 논문 하나를 원문 초록으로 확인했습니다. 다만 이 논문이 2003년 후생노동성이 근거로 삼은 동물실험과 같은 연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둘을 한 사건으로 묶지 않고 따로 적습니다.

📄 근거 5

PubMed 원논문 (PMID 11429971) — “Dose-threshold for thyroid tumor-promoting effects of orally administered kojic acid in rats after initiation with N-bis(2-hydroxypropyl)nitrosamine”

· 대상 — F344계 쥐, 코지산 경구 투여(식이), 2단계 발암성 시험
· 결과 — 고용량군에서 갑상선 여포세포 과형성·선종·암종 관찰
· 갑상선 종양 촉진 효과에 대한 무영향관찰용량(NOAEL) 0.03%(15.5mg/kg/day)

🤔 솔직히 말하면 — 이 논문이 화장품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

제목에 들어 있는 대로 이 실험은 “orally administered”, 먹인 실험이에요. 화장품처럼 피부에 바르는 노출과는 투여경로도, 용량도 다릅니다. 그리고 대상은 쥐예요. 이 논문으로 사람에게, 또는 바르는 제품에서 같은 일이 생긴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상관없는 실험”으로 치울 수도 없어요. 이 논문이 보여주는 건 고용량 경구 노출에서 갑상선 쪽 영향이 관찰됐고, 그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용량 선(0.03%)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르는 제품의 안전성은 이 논문이 아니라, 바르는 노출을 따로 평가한 문서에서 답을 찾아야 해요. 다음 절의 EU 평가가 그 문서입니다.

4. EU — “1%까지 안전”이 “1% 한도”가 되기까지

EU에서는 과학 평가와 규정이 두 단계로 나왔습니다. 먼저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CS)의 결론이에요.

📄 근거 6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Kojic Acid — SCCS opinion 공개 페이지 (최종 의견 채택 2022. 3. 15~16.)

· 결론 — 코지산은 미백제로서 화장품에 최대 1% 농도까지는 안전하다
· 명시된 우려 사유 — 내분비계 교란 가능성, 그리고 필링제 병용 시 피부장벽 약화로 인한 경피흡수 증가

이건 안전성 평가예요. 미백 효능이 얼마나 되는지를 평가한 문서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결론이 2년 뒤 규정이 됐습니다.

📄 근거 7

EUR-Lex, Commission Regulation (EU) 2024/996

· 코지산(CAS 501-30-4)을 Annex III(사용제한원료)에 신규 등재
· 적용 제품 — ‘Face and hand products’
· 최대 농도 — 1%
· 2025. 2. 1.부터 미준수 제품 시장 출시 금지 / 2025. 11. 1.부터 유통 금지

SCCS 결론의 “최대 1%”와 규정의 “1%”가 그대로 이어집니다. 규정이 적용 범위를 ‘얼굴·손 제품’으로 적어 둔 점도 원문 그대로예요. 그 밖의 제품 유형을 EU가 어떻게 다루는지는 이 글이 확인한 범위 밖입니다. 두 날짜는 모두 지났으니, 지금 EU에서 1%를 넘는 얼굴·손 코지산 제품은 유통 단계까지 막혀 있는 상태예요.

🤔 솔직히 말하면 — 한국 규정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일본과 EU의 기록을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럼 한국은?”이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한국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별표와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별표에 코지산이 있는지, 있다면 한도가 몇 %인지는 원문을 직접 열람하지 못해 확인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 글은 한국에서 코지산이 어떤 지위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결론도 내리지 않습니다. 1절의 가이드라인은 스스로 밝혔듯 이 질문에 답하는 문서가 아니고요.

5. 정리 — 네 문서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코지산을 둘러싼 말이 엇갈리는 건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 문서들이 한 문장으로 뭉쳐 돌아다니기 때문이에요. 떼어 놓으면 이렇습니다.

📄 문서별로 다시 보기

· 식약처 유효성평가 가이드라인 — 질문: 미백 시험을 어떻게 하나? → 세포 내 시험에서 누룩산을 음성대조군으로 48시간 처리. 법적 효력 없는 안내서
· 일본 후생노동성 2003년 발표·2005년 통지 — 질문: 당국이 어떻게 조치했나? → 2003년 신규 제조·수입 보류(추가시험 결과까지), 2005년 11월 조치 폐지
· 쥐 실험 원논문 — 질문: 먹였을 때 갑상선에 무슨 일이? → 고용량에서 종양 관찰, NOAEL 0.03%. 경구·쥐 대상
· EU SCCS + 규정 2024/996 — 질문: 바르는 제품에서 얼마까지? → 얼굴·손 제품 최대 1%, 필링제 병용 시 경피흡수 증가를 우려로 명시

그러니 “식약처 시험에 쓰이니 믿을 만한 성분”도, “일본에서 발암으로 금지된 성분”도 정확한 요약이 아니에요. 원문대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식약처 시험법 안내서에 대조 물질로 이름이 나오고, 일본은 추가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규 제조·수입을 보류했다가 2년 뒤 그 조치를 폐지했으며, EU는 과학위원회 평가에 따라 얼굴·손 제품에 1% 한도를 걸었다.

코지산이 든 제품을 쓰면서 이 기록에서 챙길 만한 건 하나예요. EU SCCS가 필링제와 함께 쓸 때의 경피흡수 증가를 우려 사유로 따로 적어 두었다는 것. 이 조합은 기억해 두세요.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코지산(누룩산), 식약처 미백 시험법엔 '대조 물질'로 나온다 — 일본의 2003년 신규 제조·수입 보류와 2005년 해제, EU의 2024년 1% 제한까지 — evidg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