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관리법은 대마초의 종자·뿌리·성숙한 줄기와 그 제품을 대마에서 제외합니다. 그러나 시행령 [별표 7의2]는 칸나비디올(CBD)을 대마 목록에 올려 두고 있어요. 2025년 대법원은 성숙한 줄기에서 분리정제한 고농도 CBD Isolate도 대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화장품에는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의 THC·CBD가 식품 기준에 맞는 경우 사용 금지 원료에서 빼 주는 예외가 있어요.
화장품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끔 이 세 글자가 튀어나옵니다. CBD. 칸나비디올이에요. 그리고 자주 이런 말이 따라붙어요. 대마초에서 나오긴 하지만, 법에서 빼주는 부위에서 뽑은 거라 괜찮다.
이 글은 그 말을 세 층으로 나눠 봅니다. 부위 예외, 성분 규제, 그리고 화장품의 대마씨 예외예요. 🔍
줄기에서 추출했다는 것만으로 CBD가 대마에서 빠지지는 않아요. 마약류관리법은 대마초의 종자·뿌리·성숙한 줄기를 대마에서 제외하지만, 시행령 [별표 7의2]는 칸나비디올(CBD)을 대마 목록에 올려 두고 있어요. 대법원 2022두60776 판결(2025. 5. 29.)은 CBD는 그 자체로 대마라고 해석하고, 제외 부위에서 분리정제한 CBD도 대마라고 판단했어요.
다만 화장품 쪽에는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의 THC·CBD가 식품 기준에 맞으면 사용 금지 원료에서 제외하는 단서가 있어요. 다만 이 예외는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에 들어 있는 THC·CBD에 한정돼요. CBD를 원료로 따로 넣은 화장품이 이 예외에 들어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줄기 추출이면 괜찮다”는 대법원 판단과 맞지 않아요.
☐ 부위 예외 → 대마초의 종자·뿌리, 성숙한 줄기, 그리고 그 제품은 대마에서 제외
☐ 성분 규제 → 시행령 [별표 7의2]에 칸나비디올이 올라 있고, 대법원은 CBD는 그 자체로 대마라고 해석
☐ 대법원 2022두60776 → 제외 부위에서 분리정제한 CBD Isolate도 대마. 원심 파기환송
☐ 판결의 범위 → 개별 제품을 하나씩 본 건 아니지만, CBD 자체가 대마라는 일반 법리는 제시
☐ 화장품 기준 → 마약류는 사용 금지 원료. 단,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의 THC·CBD가 식품 기준에 맞으면 제외
☐ 미국 FDA → 화장품 규정에서 대마 유래 성분 자체를 특별히 금지·제한하는 규정은 현재 없음. 단, 치료·기능 표방 시 의약품일 수 있음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조문과 판결, 고시를 하나씩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법은 무엇을 빼주고, 무엇을 규제하나요?
“줄기에서 뽑았으니 괜찮다”는 말은 근거 없이 나온 말이 아니에요. 출발점이 되는 조문이 실제로 있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제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대마를 정의하면서 “대마초[칸나비스 사티바 엘]의 종자(種子)·뿌리 및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그 제품은 제외한다”고 규정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줄기에서 나온 것은 다 빠질 것 같아요. 그런데 법령에는 다른 층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다목 ·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4항 [별표 7의2] — 국가법령정보센터
[별표 7의2]는 2016년 11월 1일 시행령 개정으로 신설됐고, 세 성분과 그 염·이성체를 함께 정하고 있어요.
· 법 제2조 제4호 다목: 대마에는 “가목 또는 나목에 규정된 것과 동일한 화학적 합성품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 포함된다
· 시행령 제2조 제4항: “법 제2조제4호다목에 따른 대마는 별표 7의2와 같다”
· [별표 7의2]: 1. 칸나비놀 2.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Δ9-THC) 3. 칸나비디올(Cannabidiol)
그러니 조문에 CBD라는 이름이 없었던 게 아니에요. 부위를 빼주는 규정과 CBD를 대마 목록에 올린 규정이 둘 다 있었고, 쟁점은 두 규정이 만나는 지점이었습니다. 제외 부위에서 CBD를 분리·정제하면 여전히 예외일까요? 실제로 원심은 반대로 판단했어요. 판결문에 따르면 원심은 대마를 규제하는 이유가 환각성분 THC에 있는데 이 수입품에서는 THC가 검출되지 않았고, 대마 제외 부분에서 나온 것이라면 대마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했습니다.
2. 대법원 2022두60776은 무엇을 판단했나요?
대법원 2022두60776 판결 (2025. 5. 29. 선고)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 사건 — 화장품 원료 수입업자가 2020. 12. 7. CBD Isolate에 대한 표준통관예정보고를 신청했고,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장이 2021. 8. 10. “대마의 성숙한 줄기에서 분리정제한 CBD는 대마에 해당한다”며 거부했다
· 원심 — 서울고법 2022. 9. 15. 선고 2021누74756 판결은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봤다
· 대법원 — 종자·뿌리·성숙한 줄기와 그 제품을 대마에서 제외한다고 해서 거기서 추출·제조된 CBD 등 대마 주요성분까지 대마에서 제외한다고 볼 것은 아니고, CBD는 그 자체로 대마이므로 고농도 CBD인 이 수입품은 대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처분을 위법하다고 본 원심에 법리오해가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 판결은 UN 마약위원회가 CBD 제제를 국제 통제목록에서 빼자는 WHO 권고를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이 본 것은 **추출원이 어디냐보다 ‘분리된 CBD라는 성분 자체’**였어요. 부위를 빼준다는 규정이, 그 부위에서 뽑아낸 CBD까지 풀어주지는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이 판결이 시중의 모든 개별 제품을 하나씩 판단한 것은 아니에요. 사건은 특정 고농도 CBD Isolate의 수입이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CBD 자체가 법령상 대마에 해당하고, 제외 부위에서 추출했다는 이유만으로 CBD가 예외가 되지는 않는다는 일반 법리를 제시했어요. 그러니 “수입품 하나에 대한 판단일 뿐”이라고 줄여 읽어도 안 됩니다.
화장품에 대해서는 아래 3장의 화장품 안전기준이 따로 있어요. 그 예외는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에 들어 있는 THC·CBD가 식품 기준에 맞는 경우로 좁게 정해져 있습니다.
3. 화장품에는 CBD를 쓸 수 없나요? — 대마씨 예외
화장품 원료를 관리하는 식약처 고시가 이 문제를 직접 다룹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별표 1] 사용할 수 없는 원료 (현행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19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규칙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마약류(다만, 같은 법 제2조제4호 단서에 따른 대마씨유 및 대마씨추출물의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및 칸나비디올에 대하여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 정한 기준에 적합한 경우는 제외)”
이 한 줄에 두 가지가 들어 있어요.
첫째, 마약류는 화장품에 쓸 수 없는 원료예요. 대법원이 대마로 본 고농도 CBD Isolate는 마약류이니, 화장품 원료로 쓸 수 없는 쪽에 들어갑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의 거부 사유도 성숙한 줄기에서 분리정제한 CBD가 대마에 해당하므로 화장품법 제8조 제1항과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상 ‘사용할 수 없는 원료(마약류)’라는 것이었어요.
둘째,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은 조건부 예외예요. 이 예외는 ‘제외 부위에서 나왔으니 괜찮다’는 부위 논리가 아니라, 화장품 고시의 단서가 정한 조건이에요.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에 들어 있는 THC와 CBD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맞는 경우에만 사용 금지 원료에서 제외돼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2-27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규칙
식약처는 2022년 4월 1일부터 “대마에서 제외되는 부위에 비의도적으로 포함될 수 있는 대마의 관리기준”을 시행했다.
그래서 고농도 CBD Isolate와 대마씨 계열 원료는 같은 이야기가 아니에요. 앞의 것은 대법원이 대마로 본 성분 그 자체이고, 뒤의 것은 THC·CBD가 식품 기준에 맞는 경우를 예외로 둔 원료입니다. 이 글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의 구체적인 수치까지는 옮기지 않았어요.
4. 미국 FDA는 어떻게 말하나요?
“해외에선 되는데 왜 우리만”이라는 말도 자주 나와요. 미국 FDA가 공식적으로 밝힌 입장은 이렇습니다.
FDA, “FDA Regulation of Cannabis and Cannabis-Derived Products, Including Cannabidiol (CBD)” — FDA 공식 Q&A
화장품 성분 중 일부는 규정에 의해 금지·제한되지만, “currently that is not the case for any cannabis or cannabis-derived ingredients” — 현재 대마 또는 대마 유래 성분 자체를 특별히 금지·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단, 일반 화장품 안전·표시 규정은 그대로 적용되고, 질병 치료나 신체 구조·기능에 영향을 준다고 표방하면 의약품으로 분류될 수 있어요.
그러니까 FDA가 말한 건 **“대마 유래 성분 자체를 특별히 금지·제한하는 화장품 규정이 없다”**까지예요. 연방 마약류 규제나 주(state)별 규제는 이 Q&A가 다루지 않고, 이 글도 다루지 않았어요. 그리고 미국 FDA의 설명은 화장품 성분 규정 차원이고, 한국 대법원 판결은 마약류관리법상 대마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이라 층위가 다릅니다. 미국 쪽에서 마약류관리법과 짝이 되는 연방 마약류 규제 층위는 이 글에서 비교하지 않았으니, “미국은 되는데 한국은 안 된다”는 비교에 이 FDA 설명만 쓰면 안 돼요.
5. 정리 — 세 층을 나눠 읽기
① 부위 예외 — 마약류관리법은 대마초의 종자·뿌리·성숙한 줄기와 그 제품을 대마에서 제외한다
② 성분 규제 — 시행령 [별표 7의2]에 칸나비디올이 올라 있고, 대법원은 CBD를 그 자체로 대마로 해석했다. 대법원은 제외 부위에서 분리정제한 CBD Isolate도 대마라고 판단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2두60776, 2025. 5. 29.)
③ 화장품의 대마씨 예외 — 마약류는 화장품 사용 금지 원료지만,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의 THC·CBD가 식품 기준에 맞으면 제외된다
읽으면 안 되는 것
· “줄기에서 추출했으니 CBD도 괜찮다”
· “CBD가 한 분자라도 들어가면 화장품이 전부 불법이다”
· “미국은 CBD 화장품이 무조건 허용”
“줄기에서 뽑았으니 괜찮다”는 말이 기대던 근거는 부위를 제외한 조문이었어요. 대법원은 그 조문이 CBD라는 성분까지 풀어주지는 않는다고 봤습니다. 그러니 이 말을 들으면 이렇게 되물어보시면 돼요. 어느 부위에서 뽑았는지가 아니라, 그 안에 CBD가 어떤 형태로 들어 있느냐고. 대마씨유·대마씨추출물 속 THC·CBD가 식품 기준에 맞는 경우가 아니라면, 화장품 안전기준의 예외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줄기에서 추출한 CBD도 ‘대마’일까? 대법원 2025 판결이 내린 답 — evidglow
